이강 인민은행장 '위안화, 수출증진 도구로 활용 안해'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을 수출 증진 도구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무역협상 중에 있는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강(易綱) 인민은행장이 10일(현지시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집중 질문을 받은 것은 환율 문제였다.

위안화 환율이 전 세계 환율시장에 미치는 파장력이 큰데다 교착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협상 핵심 논의 항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춰 수출 경쟁력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지만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로 손실을 줄여왔다고 보고 있다.

이 행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수출 증진 도구로 활용하거나 미중 무역 긴장감은 낮추는 용도로 쓰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5년 초부터 현재까지 4년간 다양한 국내외 환경, 요소들로 인해 위안화는 평가절하 압박을 받아왔다"며 "하지만 중국 금융 당국은 지금도 여전히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외환보유고가 이 기간 1조달러 가량 감소했다는 것만 봐도 우리의 환율 안정 노력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 환율 이슈와 관련해 미국과도 상당한 협상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미ㆍ중 양측은 주요 20개국(G20)이 환율을 경쟁적으로 평가절하 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위안화를 둘러싼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중요한 이슈에 상당한 협상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양국이 환율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외환시장 관련해 소통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은 중국이 경제성장 둔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풀 수 있음도 시사했다.

그는 "현재 중국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추가로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하다"며 "다만 그 공간이 과거 몇년 처럼 크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중국 은행권의 지준율은 12% 수준으로 선진국들과 비슷한 수준이고 일본 보다는 많이 낮다"며 "중국의 발전 상황을 감안할때 지금의 지준율은 적절하고 필요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동성 총량을 신축적으로 관리하고 민영기업과 영세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도 전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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