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남미 트럼프'로 불리는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카니발 축제기간에 촬영된 '음란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리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카니발 기간동안 잇따랐던 정부 비판에 반격하고자 한 의도로 해석되지만, 노골적인 음란 동영상에 분노와 조롱, 혐오의 목소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트위터에 "이런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편치 않지만 사람들이 우선순위를 정하고 깨어있기 위해서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상파울루에서 찍힌 것으로 알려진 노골적인 음란 동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이것이 많은 카니발 그룹들이 브라질에서 해온 것"이라고 비꼬았다.
음란 동영상이 공개되자 현지 언론들은 즉각 경악과 당혹스러움, 분노를 표하고 있다. 일간 폴라지 상파울루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항문을 만지작거리는 사람의 영상을 공유하며 그것이 카니발 기간의 흔한 장면임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오 글로보는 "포르노 트위터가 정부를 당황스럽게 만든다"는 헤드라인으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우파 웹사이트인 오 안타고니스타는 브라질 대통령을 '포르노그래퍼'로 정의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트위터 팔로워는 약 350만명이다. 해당 동영상은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까지도 여전히 트위터에 게재돼있다. 조회수만 436만회 이상으로 파악된다. 해당 트윗에 달린 댓글은 5만개를 웃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지구촌 최대 퍼포먼스로 꼽히는 카니발을 이처럼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나선 것은 지난 1일 개막한 올해 카니발 축제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올린다 북동부에서는 카니발 참석자들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모습을 한 대형 카니발 인형에 맥주캔, 얼음조각, 욕설 등을 뱉는 모습이 보도됐고,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가족과 마피아 폭력조직 간 의혹을 비판하는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가디언은 "전국의 유명인사들이 카니발 축제를 평소 동성애 혐오, 인종차별주의 발언으로 악명높은 과격파 극우 지도자(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항의의 기회로 삼아왔다"며 "카니발의 심장부인 리오의 삼보드로무 등 곳곳에서 '보우소나루 폭망' 등의 구호가 들렸다"고 전했다.
야권도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좌파 정치인인 모니카 프란시스코는 "예의와 존중은 어디에 있느냐"며 "최소한 대통령은 자국의 최대 파티에는 존중을 보여야 한다. (카니발은) 다양성과 문화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운동가인 안토니오 카를로스 코스타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거짓말을 했느냐"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가디언은 6일 오전에도 논란에 불을 지핀 대통령이 사과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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