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은 못 썼지만'…'호스트 베트남' 초특급 통제·보안 순조로운 마무리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문 작성 없이 끝이 났지만 베트남 정부는 북·미 정상의 만남부터 마무리까지 행사 호스트로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1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북·미 회담이 끝난 뒤 취재진들과 만나 "베트남은 국제사회와 함께 북미가 관계발전을 계속하고 갈등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항 대변인은 "베트남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지지해왔으며 한반도 평화를 증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국인 베트남은 이번 행사의 안전과 경호를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베트남이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국가로 더 넓게 인식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베트남 정부는 회담 기간 북한 대표단이 머문 호텔의 객실 숙박료와 보안 비용 등으로 총 15만달러(약 1억7000만원)을 지출하고 각종 편의 제공을 아끼지 않았다.

회담 전후로는 그야말로 초특급 통제를 벌이기도 했다. 베트남 당국은 특별 열차를 이용해 베트남을 오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2일까지 하노이와 동당역을 잇는 노선의 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회담이 열리는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 양국 정상 숙소와 회담장 주변 등 시내 중심가 도로 10곳을 통제해 철통보안에 만전을 기했다.

손님 맞이를 위해 도로, 가로수 정비와 차량들의 주행과 주차 통제도 철저히 했다. 베트남 정부는 회담 전 청소차를 동원해 도로를 청소하고 가로수를 새로 심어 도시를 밝게 했으며, 도로에 움푹 패인 포트홀을 정비하는 등 예산을 아끼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산책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호안끼엠 호수 주변에 깔려 있던 불법 주차 오토바이들을 정돈하는 세심함을 보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베트남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베트남 하노이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며 "(이번 베트남 방문을 통해) 우리 조선과 베트남 사이의 친선의 역사는 가리울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그런 친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가슴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 들어서는 국경에서부터 전 기간에 걸쳐서 이렇게 따뜻하게 환대해주시고 뜨겁게 맞아주신 것에 대해 베트남 인민의 진심 어린 마음을 접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당국이 고용한 청소 인력들이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사진출처:SCMP)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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