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리스트부터 공인회계사까지…경찰 '특채'의 세계

강인한 체력·높은 전문성 동시 요구
갈수록 지능화되는 범죄 대응 역량 강화도
올해 14개 분야 372명 선발 예정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강력사건 범인을 검거하는 동안, 공인회계사는 회계자료를 분석해 범죄수익을 추적한다. 신체적 강인함과 높은 지성이 공존해야 하는 경찰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날로 진화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성 강화를 위한 경찰의 '특채(경력경쟁채용)'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경찰 특채는 1945년 미군정 경무국으로 출범한 우리 경찰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조국 독립에 헌신한 광복군 출신들이 해방 이후 경찰에 투신한 게 지금 시각에서 최초의 특채라 할 수 있다. 지난해 경찰청은 26명의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관을 발굴ㆍ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경찰의 대표적 특채 분야는 '무도'가 꼽힌다. 태권도ㆍ유도ㆍ검도 등 유단자로서 국내ㆍ외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우 지원이 가능하다. 2016년 무도특채로 경찰에 첫발을 뗀 2008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임수정 선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작년에는 임 선수의 국가대표 후배이자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박효지 선수가 무도특채로 선배의 뒤를 따랐다.

갈수록 수법이 교묘해지는 지능ㆍ경제범죄 대응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 특채부터 공인회계사 모집이 시작된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 작년 2명을 선발한 데 이어 올해에도 5명을 뽑을 계획이다. 이들은 경위로 임용돼 각 지방청 지능범죄수사대 범죄수익추적수사팀에 배치된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제 범죄 관련 회계분석이나 자금추적 등 수사 지원을 담당한다. 경찰 관계자는 "공인회계사를 통해 기업형ㆍ대규모 경제 범죄까지 심도 있게 수사하고, 범죄수익 은폐를 차단해 깨끗한 경제 질서 확립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화재ㆍ산업재해 등을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재난사고', 해킹ㆍ랜섬웨어 등 각종 사이버 범죄를 다루는 '사이버수사', 외국인 수사 및 지원에 필요한 '외국어', 의료행위 수사에 필요한 지식을 갖춘 '의료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피해자심리' 등 분야도 있다. 모두 일정 이상의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들로 그만큼 경찰의 업무가 방대하고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경력에 따라 채용 계급은 상이하다. 변호사는 경감, 항공 조종사ㆍ공인회계사는 경위, 사이버수사ㆍ피해자심리ㆍ경찰특공대 폭발물분석은 경장 등으로 임용된다. 경찰청은 올해에도 14개 분야에서 372명을 특채로 선발할 계획이다. 상반기 채용공고는 다음 달 22일로 예정돼 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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