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5000억원 사라졌다…속썩는 애플

中서 아이폰 부진 직격탄…아이폰 매출 15% 깎여
美서도 비싼 프리미엄폰 시큰둥…교체 주기 길어진 탓도
美 화웨이 기소로 무역갈등 심화…당분간 반등 어려울 듯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애플의 '차이나 쇼크'는 주요 매출원인 아이폰 판매량 급감으로 직결됐다. 여기에 중국ㆍ독일에서 구형 아이폰 판매 금지 판결을 받고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되는 등 애플은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미국의 화웨이 기소로 미ㆍ중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만큼 올해 전망도 어둡다.

◆아이폰 매출 15% 감소…3종 출시도 차이나 쇼크 못 이겨=지난해 4분기 애플의 아이폰 매출은 520억 달러(58조188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15억8000만 달러) 대비 무려 15% 감소한 수치다. 2년 전인 2016년 4분기(543억8000만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애플은 4분기 직전인 9월21일부터 신형 아이폰 3종(XRㆍXSㆍXS맥스)을 동시 출시하는 강수를 뒀지만 파급력이 미미했다.

아이폰 판매량 급감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차이나 쇼크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아이폰 출하량은 1009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1만대 감소했다. 중국은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애플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미ㆍ중 관계 악화로 인한 중국인의 아이폰 구매 감소는 애플에 직격타일 수밖에 없다.

위챗, 웨이보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아이폰 불매'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돈 많은 사람들이 화웨이를 쓰고, 돈 없는 사람들이 애플을 쓰는 이유, '이제 많은 회사들이 화웨이 제품만 쓰자고 한다'와 같은 글들이 연이어 게재되면서 반 애플 정서를 자극했다.

◆미국의 화웨이 기소…당분간 아이폰 반등 어려울 듯=미ㆍ중 관계에 회복의 기미가 없는 만큼 애플의 올해 실적 전망 역시 어둡다. 애플은 1분기 매출이 550억~590억 달러(61조5450억~66조21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지난해 12월보다는 다소 나아졌다"며 "1월 분위기에는 좀 더 낙관적"이라며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화웨이 기소로 양국 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28일(현지시간) 화웨이ㆍ화웨이 자회사 2곳ㆍ창업주의 딸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 부회장을 전격 기소했다. 화웨이가 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의 로봇 '태피'와 관련한 산업 기밀을 훔치고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이에 1분기에도 한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반등하기는 어려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올해 아이폰 판매량을 2억1300만대에서 2억대로 하향 조정했다.

애플은 중국 외에도 최대 프리미엄폰 시장 미국이라는 텃밭을 보유했으나 이 지역 역시 스마트폰 교체 주기 연장으로 역성장 중이다. 신형 아이폰 가격을 과도하게 높게 책정된 것 역시 애플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아이폰XRㆍXSㆍXS맥스의 경우 국내 출고가가 99만~196만9000원에 이른다. 이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애플이 마니아층의 높은 충성심을 과도한 이윤 추구에 악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퀄컴과의 특허 소송 패배로 중국, 독일에서 아이폰X을 비롯한 구형 아이폰의 판매가 금지된 것도 애플이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가형 모델인 '아이폰SE2'를 깜짝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아이폰SE2는 2016년 3월 출시된 아이폰SE의 후속작으로 꾸준히 출시설이 제기돼 왔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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