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폐기 배추농가 구한 '우체국'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우정사업본부가 산지 폐기 농민들을 위한 해결사로 나섰다. 가격 폭락 등으로 애써 키운 농작물을 갈아엎어야 하는 어려움을 우체국 인프라를 통한 '직거래'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농민들은 제값에 농작물을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는 싱싱한 산지 직송 농작물을 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강성주 우정사업본부장은 "우연찮게 어려움에 처한 배추 농가의 뉴스를 접했고, 본부가 나서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21일 말했다. 배추 풍년은 화근이 됐다. 재배면적이 줄고 소비도 줄었지만 배추는 잘 자랐다. 이에 가격이 점차 하락하더니 전년 대비 60% 수준까지 폭락했다. 인건비도 안나오는 배추밭을 갈아엎는 농가가 늘었다. 특히 배추 주산지 중 하나인 전남 해남군의 상황이 심각했다.강 본부장은 농협에 상황을 타진한 뒤 배추 판매에 돌입할 것을 지시했다. 우정사업 배송 인프라와 우체국쇼핑 플랫폼을 통한 산지직송 배추 판매다. 산지에서 직접 배추를 가져오니 중간상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본부나 농민 모두 수지를 맞출 수 있다. 오히려 농민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후한 가격에 배추를 팔 수 있다.판매는 지시후 4일만인 15일부터 시작됐다. 배추 3포기가 들은 한 박스가 온라인 최저가인 균일가 6900원에 판매된다. 판매 일주일만에 1만1030박스의 구매 신청이 접수됐다. 이중 절반은 우체국쇼핑에서 접수된 물량이다. 나머지는 G마켓, 옥션, 티몬 등 외부 쇼핑몰에서 지난 주말부터 판매한 물량이다. 1만5000박스 판매가 목표다.맛있게 배추 먹는 법도 홍보한다. 스타급 셰프의 레시피를 통해 배추를 맛있게 먹는 법을 알린다. 강 본부장은 "이번 해남 농가 지원이 우체국의 공익적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본부는 지난해에도 강원도 화천군 애호박 농가를 지원했다. 1만5000박스(120톤)을 불티나게 팔아치웠다.한편 우본은 설 명절을 맞아 택배 배송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날부터 다음달 8일까지를 '설 명절 우편물 특별소통기간'으로 정학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소포 우편물은 약 1900만개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루 평균 175만개(근무일 기준)다. 평시 대비 145%, 전년 대비 24% 증가한 물량이다.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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