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지난해 11월에 돌연 행적을 감춘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가족의 한국행을 지지하는 시민연대 결성 기자회견에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중국 등 해외에 출장 나온 북한의 고위 간부들이 2016년 남한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의 근황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태 전 공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이 2015년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동행할 정도로 김씨 일가와 가까운 인물이었다.10일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중국의 한 소식통은 "지난해 12월 하순 평양에서 온 북한의 고위 간부를 만난 적이 있다"며 "그가 대화 도중 태 전 공사의 근황을 물어 적잖이 놀랐다"고 밝혔다.소식통은 "북한의 고위 간부가 남한으로 탈북하거나 망명한 북한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며 근황을 물어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순간적으로 당황했다"고 말했다.소식통은 "남한의 지인들을 통해 들은 태 전 공사의 근황에 대해 자세히 말해주자 그가 차분히 경청했다"고 덧붙였다.중국의 다른 소식통도 "얼마 전 만난 북한의 한 무역간부가 태 전 공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전했다.소식통은 "그가 태 전 공사의 근황이 정말 궁금해서 말한 것인지 아니면 태 전 공사의 탈북을 비난하려 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 "다만 그가 중앙에서는 태 전 공사의 망명 사실을 쉬쉬하고 있다고 알려줬다"고 말했다.소식통들에 따르면 해외로 출장 나온 북한의 고위 간부들은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탈북 고위층의 생활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태 전 공사는 덴마크, 스웨덴, 유럽연합(EU) 담당 과장을 거친 후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10년간 근무했다. 북한의 핵심 계층 중에서도 엘리트였던 셈이다.그렇다면 망명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은 "정권의 특전을 받아 가족과 함께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고위 관리들의 경우 망명을 더 쉽게 생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무엇보다 바깥 세계에서 오래 살았으니 고립된 북한의 1인 독재체제가 21세기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북한으로 귀국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생기게 마련이라는 것이다.태 전 공사의 자녀들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바탕인 영국에서 교육 받아 바깥 세계로부터 고립된 북한으로 귀국하기 어려워져 망명했으리라는 게 스칼라튜 사무총장의 설명이다.게다가 김정은 정권이 자행한 대숙청 때문에 망명을 결심하는 경우도 있다고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덧붙였다.<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7072913050094199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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