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기자
김흥순기자
농림축산식품부 국립종자원 관계자들이 지난 8월 경북 안동에서 드론을 활용한 포장검사 비교시연회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사람이 육안으로 일일이 확인하지만 드론을 활용해 검사시간을 줄였다.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로버트 블레어는 미국 아이다호에서 농장을 경영한다. 1903년부터 4대째 운영되고 있는 이 농장은 크기가 1500에이커(약 607만㎡)에 달한다. 블레어는 이곳에서 밀과 보리, 완두, 병아리콩 등의 다양한 작물을 재배한다. 그는 농업에 첨단 기술을 접목해왔다. GPS 수신기와 개인 휴대 정보 단말기(PDA)를 도입해 2003년부터 농장의 정밀 지도를 작성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논과 밭에 원격으로 물을 대는 관개 시스템을 적용하는 한편 작물의 크기나 수확량을 데이터로 분석하기도 한다.'정밀한 농업'을 추구하는 블레어가 최근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무인항공기(드론)다. 날개 길이 9피트, 상하 5피트짜리 드론에 무게 7파운드(약 3.2㎏)짜리 배터리와 카메라를 장착했다. 그는 이 드론으로 농장을 구획별로 관리한다. 작물에 언제 물과 비료를 줘야 하는지 토양 상태를 파악하고 해충 관리 등을 병행한다. 자신의 블로그에는 "드론을 소유하고 사용한 미국 최초의 농부"라고 소개했다. 그는 "거주지가 확대되면서 경작지는 갈수록 줄고 농업에 필요한 자원도 고갈되고 있다"며 "드론을 비롯한 정밀한 농업 기술이 중요하다"고 했다.◆식량 위기, 농업 드론이 미래= 96억명. 유엔(UN)이 추산한 2050년 세계 인구수다. 아프리카와 저개발국의 출산율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감안한 수치다. 이대로라면 30여년 뒤 인류는 식량 위기에 직면할지 모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지금보다 농작물 생산량이 2배 증가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이 향하는 지점이 1차산업인 농업이다. 이 가운데 농업 드론의 활용도는 비약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글로벌 회계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2020년 세계 드론시장 규모를 1270억달러(약 143조원)로 추산하면서 농업 드론 규모를 324억달러(약 36조원)로 전망했다. 공공기반시설(452억달러) 다음으로 높은 액수다. KOTRA에 따르면 농업 드론은 경작지를 분석해 3D 지도를 제작하거나 파종, 농약 살포, 관개, 작물 관찰, 생육 상태 측정 등 쓰임새가 많다. 농부 여럿이 오랜 시간을 들여 관리할 일들을 드론 1대로 손쉽게 해결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농촌진흥청은 "3명이 논 1헥타르(ha)를 방제하는 데 1시간30분이 걸리지만 드론 1대로 10분 만에 끝낼 수 있다"고 했다.미국 농업 전문지 '팜저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농업에 종사하는 미국인 가운데 약 33%가 농업 드론을 활용하고 있고, 당장 드론을 도입할 계획이 있는 응답자도 31%에 달했다. 우리나라도 2016년부터 농업 드론 도입이 본격화됐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기체는 1400~1600대다. 드론 전문 기업 에어로다인의 이양규 대표는 "세계시장과 비교하면 국내 농업 드론 규모는 걸음마 수준"이라고 했다. 용도도 비료와 농약 살포에 편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