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원유發 물가 대란…우유·아이스크림·케이크 가격 죄다 오른다(종합)

서울우유·남양유업, 우유 가격 인상롯데리아 이어 나뚜루도 아이스크림 가격 ↑케이크·커피 가격도 들썩…인상 카드 만지작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최신혜 기자] 원유 값 인상으로 유제품과 우유를 원재료로 쓰는 식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됐다. 서울우유에 이어 남양유업이 우유 값을 올리자 롯데제과 나뚜루와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도 아이스크림과 케익 가격을 각각 인상했다. 동종업계를 비롯해 기타 유제품과 빵, 과자, 커피, 분유 등의 2차 가공식품 물가 대란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뚜루는 19일부터 제주 녹차 맛 아이스크림 '그린티 클래식' 싱글컵 판매 가격을 2700원에서 3200원으로 8.5% 인상한다. 싱글퀸컵은 3500원에서 3700원으로 5.7% 올린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녹차 아이스크림의 원재료 가격이 너무 비싸 그 동안 수익이 좋지 않았다"면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수입 생크림을 사용하다 국산 제품으로 바꾸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나뚜르는 기존 그린티 클래식의 프리미엄 버전인 '그린티 마일드(연한맛)'와 '그린티 스트롱(진한맛)'도 같은 날 출시한다. 그린티 마일드의 경우 그린티 클래식과 똑같은 3200원이다. 하지만 그린티 스트롱은 4200원으로 그린티 클래식보다 55.6% 높게 책정됐다. 여기에 싱글퀸컵을 선택할 경우 마일드는 500원, 스트롱은 1500원 추가해야 한다. 특히 그린티 스트롱의 싱글퀸컵은 5700원으로 기존 그린티 클래식 싱글퀸컵보다 62.9% 비싸다.나뚜루 한 매장 관계자는 "녹차 맛 아이스크림은 나뚜루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제품"이라며 "벌써부터 가격 인상 소식을 접한 일부 고객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전했다. 대학생 유지인(22) 씨는 "녹차 맛 아이스크림을 좋아해 나뚜루를 자주 찾는다"면서 "프리미엄이라고는 해도 기존 가격에 비해 1500원 비싼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전했다.
원유를 원재료로 한 2차 가공식품 연쇄 인상은 본격화되고 있다. 유업체들이 축산농가에서 사들이는 원유 기본가격이 ℓ당 922원에서 926원으로 4원 오르면서 우유가격이 올라서다. 지난 8월 유업체 1위인 서울우유가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3.6% 올린 데 이어 남양유업도 16일 평균 4.5% 인상했다. 대형마트 PB(자체 브랜드) 우유 가격도 오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1일부터 자사브랜드 '심플러스 1A 우유 1L' 가격을 기존 1790원에서 1990원으로 올렸다. 롯데마트의 '초이스엘 세이브 알뜰한 우유(930㎖)는 1820원에서 1890원으로, '초이스엘 칼슘 듬뿍 우유(2.3ℓ)는 4520원에서 4750원으로 230원 올랐다. 이에 따라 우유를 공급받아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도 속속 가격을 조정하고 나섰다.투썸플레이스는 지난 11일 스테디셀러 '요거생크림 케이크'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지난 7월 케이크 6종, 마카롱 등 주요 디저트류 가격을 인상한지 3개월만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가맹점 수익개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본사 입장에서 상생협약, 원자재 공급가 할인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점주들 입장에서는 제품의 판매가가 올라야 실질적으로 마진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롯데리아도 원유 가격 조정이후 보름여만에 소프트콘 아이스크림 가격을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렸다. 아이스크림류 제품인 토네이도 가격도 인상했다. 토네이도 초코와 녹차는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토네이도 딸기는 2200원에서 2300원으로 4.5% 상향 조정됐다.
흰 우유를 많이 사용하는 커피 매장도 가격 인상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원유 인상 이외에도 최저임금에 따른 인건비 부담 등으로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으로 결정돼 올해 대비 10.9% 인상된다. 서울 서촌의 한 커피 가게는 현재 3년간 가격은 올린적이 없지만, 최근 고민이 많아 쿠폰을 없애거나 아니면 가격을 500원 올릴 것인지 직접 손님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있다. 이미 인근의 카페는 가격을 올린 곳이 많은 상황이다.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한 커피 매장의 사장은 "올릴 예정인데, 시기를 보고 있다"면서 "다만 인상 폭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글로벌 이상 기후로 밀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도 인상 요인의 근거로 꼽힌다. 올 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세계 전 지역에서 나타나면서 밀 생산국들이 작황 부진 빠져 밀 생산량이 크게 줄어서다. 밀가루 가격까지 크게 오르면 2차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값 줄인상으로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커진 만큼 버터와 치즈 등 유제품을 비롯해 커피, 분유, 아이스크림, 빵 등의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커피전문점과 제빵업계의 제품 가격 상승폭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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