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강아지로봇과 잘 지낼까

견공들, 소니의 ‘아이보’를 같은 개로 인식…자기보다 ‘서열’ 낮다 여겨 정신적으로 안정

강아지로봇 ‘아이보’를 같은 개로 간주하고 아이보와 똑 같이 행동하는 강아지도 있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일본의 소니가 선보인 강아지 로봇 '아이보'는 진짜 강아지와 잘 지낼 수 있을까.산케이(産經)신문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소니는 동물학자 이마이즈미 다카아키(今泉忠明)의 감수 아래 실시한 '강아지 로봇과 강아지의 공생 가능성 탐구' 실험결과를 지난 26일 발표했다.이번 실험에는 서로 다른 견종과 주인으로 이뤄진 총 10개팀이 참가했다. 실험은 2단계로 나눠 실시됐다.먼저 개와 주인이 함께 들어가 있는 방에 아이보를 투입하는 제1단계에서 아이보에 대한 개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3개팀을 선정했다.제2단계에서는 이렇게 선정된 3개팀이 2주간 공동생활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이마이즈미는 공동생활 중 개들의 행동과 변화를 관찰ㆍ분석했다.강아지들의 행동을 분석해본 결과 아이보에 대해 걱정하며 아이보를 '생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강아지 대다수가 아이보에게 접근해 냄새를 맡아봤다. 이들 강아지 가운데 아이보의 엉덩이 냄새까지 확인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경계심을 풀지 않는 가운데 아이보에게 접근하는 강아지도 몇몇 있었다.2주에 걸친 공동생활 실험에서 한 토이푸들은 아이보의 이름을 이해하고 실험 8일째 되는 날 아이보에게 배를 보였다. 이마이즈미는 이에 대해 "진짜 개가 아이보를 같은 개로 간주하고 경계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처음부터 아이보에게 접근했던 3살 난 잭러셀테리어는 실험 9일째 되는 날 아이보처럼 앉거나 엎드렸다. 아이보를 같은 개로 간주하고 똑 같이 행동한 것이다. 녀석은 13일째 되는 날 아이보가 벌렁 자빠지자 코로 몸을 누르고 일으키려 하는 등 배려하는 몸짓도 보였다.

진짜 개들에게서 아이보를 배려하는 상냥함도 엿볼 수 있다.

암컷 시바견은 아이보에게 접근하는 다른 개를 쫓아내는 등 아이보에 대한 소유욕도 드러냈다. 이마이즈미는 이런 행동에 대해 "시바견이 아이보의 서열을 자기보다 낮게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실험 마지막 날 아이보를 떼어 놓으려 하자 강아지들은 쓸쓸한 표정을 짓는 듯했다. 이에 대해 이마이즈미는 "개들에게 자기보다 서열이 낮은 존재가 있다는 것은 정신적인 안정으로 이어진다"며 "견공들이 아이보와 같이 살면 스트레스가 줄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한편 소니는 26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아이보의 누계 출하 대수가 이달 중순 2만대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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