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해빙기' 중국 달려가는 재계 총수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시에서 열린 상하이포럼 개막식에서 사회적가치 경영에 대한 필요성을 주제로 축사를 했다.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최근 들어 재계 총수들의 중국 방문이 부쩍 잦아졌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잦아들 조짐을 보임에 따라 부진의 늪에 빠졌던 중국 사업을 서둘러 원점으로 회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28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상하이포럼에 참석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 경영에 대해 역설했다. 최 회장의 사회적 가치 경영 화두는 올해 13회째를 맞은 상하이포럼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았다. 최 회장은 "컴퍼니(Company)는 어원이 라틴어로 'cum(함께) panis(빵)를 나누어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보아오포럼에서 강조했듯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대학과 정부, 기업이 부(富)와 자원, 경험을 우리 사회와 지속적으로 공유해나가는 역할을 담당해주길 기원한다"고 말했다.최 회장이 올해 들어 중국을 방문한 것은 벌써 세 번째다. 최 회장은 지난달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을 시작으로 이달 중에만 베이징과 상하이를 찾는 등 중국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이 일본 도시바 메모리 사업부 인수 건을 마무리한 것도 최 회장의 뚝심이 통한 결과라는 평가다. 이 밖에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 저변을 확대하는 등 중국시장에서 신규 먹거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목표다. 최 회장은 다음 달 말 베이징에서 처음으로 열릴 예정인 '한중 고위급 기업인 대화'에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재계 총수단과 함께 참석한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25일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에 위치한 두산인프라코어 중국법인(DICC)을 방문해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같은 기간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은 올해 연간 기준 매출액 신기록을 예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DICC)을 방문해 호황기에 적극적으로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박 부회장은 지난 25일 손동연 두산인프라코어 사장 등 경영진과 함께 중국 산둥성 옌타이에 위치한 DICC를 찾아 사업 현황을 살피고 "호황기에 최대한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생산 능력 확보, 부품 수급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올해 중국 굴삭기시장 규모는 연간 15만~17만대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대비 약 15~30%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DICC는 올해 1만3000~1만5000대의 굴삭기를 중국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6.7%로 떨어졌던 시장점유율은 어느새 9%대로 올라섰다.이처럼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중 당시 경제 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중국 사업 재개 신호탄을 쏜 뒤 현장 경영에 탄력을 받은 분위기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달 초 중국 선전을 방문해 사흘 동안 현지에 머물면서 대표 전기차업체인 비야디(BYD)와 IT 강자 화웨이·샤오미 등 경쟁사 최고경영진을 두루 만났다.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초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3월 말 유럽과 캐나다 다음으로 찾은 해외 출장지는 중국과 일본이었다.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역시 틈만 나면 중국을 찾고 있다. 올해 들어 이미 세 차례 중국을 방문해 사드 여파와 함께 추락한 중국 내 판매 실적 회복을 위해 직접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문 대통령 방중 한 달 뒤 중국 장쑤성에 위치한 한화큐셀 치둥 공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에 나섰다.한중우호협회장을 지내면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중국 문화여유부 부부장 등을 만나 한중 문화·여행 교류 확대와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중국 문화여유부는 중국 문화부와 국가여유국을 통합해 이달 정식 출범한 정부 조직으로 사드 갈등 이후 한국행 단체관광을 제한한 부처이기도 하다.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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