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新무기 '볼턴', 북엔 대화 시리아엔 군사행동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업무 첫날인 9일 각료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들으며 안경을 만지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슈퍼 매파'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백악관에 입성한 첫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 문제에 대한 분명한 시각을 드러냈다. 북한에는 대화를 통한 비핵화, 시리아에는 군사행동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이는 볼턴의 기용이 북한보다는 시리아와 이란에 의미를 둔 것이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 1년 전 날로 악화되던 북핵과 시리아 문제 해결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통해 직접 양국에 대해 상반된 정책 방향을 가져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소집한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여러 사안을 거론했지만 핵심은 북한과 시리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대동하고 각료들에게 외교안보사안에 대해 작심한 듯 언급하면서 대응 방향을 정리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뒤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그의 발언을 경청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미 정부가 북한과 접촉 중이며 북한의 비핵화와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고 북ㆍ미 정상회담이 전세계에 매우 흥미로울(exiting) 것이라고 말 한 것은 향후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다. 이미 하루 전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 정부 차원의 정상회담 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ㆍ미 정상회담을 찬양했다고 표현했다.시리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정 반대다. 그는 24~48시간 내에 중대 결정을 내리겠다고 강경하게 발언했다. 군사행동이 논의에서 배제됐느냐는 질문에 "아무것도 논의에서 배제된 것이 없다"며 시리아 등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을 열어놓았다.시리아 사태에 대한 대응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복합적인 의미가 있다. 시리아가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자신을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을 불식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시에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은 북한에 대한 암묵적인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축출 시도가 행해진다면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의 고삐를 쥘 수 있다.이미 정확히 일년 전 북핵사태가 확산되던 중 화학무기 사용 논란에 휩싸인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경험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앞둔 상황에서 시리아 공격이 가지는 의미를 모를 리가 없다. 그 집행자가 바로 볼턴인 셈이다.백종민 외교안보담당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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