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한테 할말 없어요?”…‘파타야 살인사건’ 피의자, 국내송환

사진=TV조선 뉴스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에서 자신과 함께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한국인 남성 김모씨(33)가 베트남에서 지난달 14일 검거돼 한국으로 5일 송환됐다.김 씨는 송환되던 이 날 밤 9시께 인천공항에 내린 직후 “살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안 한다”고 답했다. 이어 “유가족한테 할말 없어요?”라는 질문에는 황당하다는 듯 웃음을 보였다. 김씨는 경찰의 관리대상 조직폭력배로 ‘성남 국제마피아파’ 소속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 씨는 태국에서 불법 사이버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고용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임모씨(사망 당시 26세)를 지난 2015년 11월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서 폭행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임 씨는 태국에 도착하자마자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이자 국제 마피아 조직원 김 씨에게 여권을 뺏긴 채 감금당했고, ‘군기 잡는다’는 이유로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임 씨의 사망 원인은 뇌부종이었다. 가슴 중앙 뼈와 안면이 함몰됐으며 머리 뒤, 갈비뼈가 골절됐다. 그런가 하면 앞니 4개가 부러지고 손톱이 빠져있는 등 고문을 당한 듯한 흔적이 역력했다.

사진=TV조선 뉴스 캡처

피해자는 사망 직전 폭행을 당하면서 이런 사실을 소셜네트워크(SNS)에 올렸고,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2015년 11월21일 새벽 태국 파타야 모 리조트에서 다른 피의자 2명과 함께 임 씨를 구타·살해했다. 이후 이들은 사체를 유기하고 베트남으로 도피했다.‘파타야 살인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을 통해 세간에 알려지기도 했다. 사건 발생 당시 방송을 통해 사건을 제보한 제보자는 “(김씨가)국외에서 사람을 죽인 게 하나만이 아니다”며 “정확히 표현하면 죽이려고 죽인 건 아니다. 때리다 보니까 죽은 거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태국에)같이 간 친구도 (김씨와)있다가 도망쳤다”며 “제 친구가 다 봤다. 같이 일하던 사람이 죽는 걸 봤다고 그러더라”고 강조했다.사건 발생 직후 경찰청은 2015년 11월23일 인터폴 적색수배를 신청하고 베트남 공안부에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했다. 앞서 공범인 한국인 피의자 2명은 모두 검거됐다. 피의자 윤모씨(34)는 2015년 11월21일 태국 경찰에 자수해 살인·마약판매 복용 혐의로 15년형을 선고받고 태국 내 수감 중이다. 또 다른 피의자 김모씨(32)는 같은 해 12월29일 베트남에서 국내 송환돼 사체유기혐의로 1년 복역 후 출소했다.한편 또 다른 피의자 김씨의 소재는 불투명해 수사에 진척이 없었다. 지난해 7월 공개수배 이후 김씨가 베트남의 한 호텔 카지노에 자주 드나든다는 첩보를 입수, 베트남 경찰과 3박4일간 합동 작전을 벌였지만 김씨가 도주해 검거에 실패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진척이 없던 수사는 “피의자가 베트남 부온마투엇 지역 한국식당 건물 2층에 은신 중”이라는 첩보가 입수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같은 첩보를 입수한 호치민 공안부는 지난달 13일 사복 공안 8명을 급파해 호치민 서북쪽 약 400km 떨어진 김씨의 은신처를 급습해 검거했다.한승곤 기자 hs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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