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고은 문제, 무감각한 회피였다'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한국작가회의가 13일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 미흡한 대처에 대해 "이는 '동지'와 '관행'의 이름으로 우리 안에 뿌리내린, 무감각한 회피였다. 반성한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달까지 이 단체의 상임고문으로 있었다.작가회의는 "고은 시인은 오랫동안 본회를 대표하는 문인이었기에 당사자의 해명과는 별개로 그와 관련한 문제 제기에 본회는 답변의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입장을 신속히 밝히지 못했고 그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과 시민사회 구성원들의 실망에 어떠한 위로도, 희망도 드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른바 '문단 내 성폭력' 사건과 문화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 관해 많은 질타를 받았다. 표현의 자유와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정신 계승을 선언하고 활동해 왔지만, 젠더 문제에 관해 그동안의 대처가 미흡하고 궁색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덧붙였다.또한 "본회의 태도로 인해 상처입고 실망한 동료 문인과 독자,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모든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나은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작가회의는 2016년 문단 내 성폭력 문제가 처음 제기됐을 때에도 징계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2016년 11월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덟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조사와 검토를 진행했으나 징계를 집행하기 전에 회원들의 자진 탈퇴로 인해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인정했다.한편 작가회의는 지난 10일 이사회에서 극작 부문 회원이었던 이윤택을 제명했다. 고은 시인은 지난달 22일 상임고문직을 내려놓고 탈퇴했다.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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