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타임 평창] 신기록 쏟아지는 강릉…비결은 빙질

캐나다인 마크 메서 아이스 메이커 '경기장 시설만큼 관중 매너도 최고'

[강릉=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캐나다 사람 마크 메서(사진)씨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아이스 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세계 최고의 아이스 메이커다. 캘거리, 솔트레이크시티, 밴쿠버 등 주요 동계올림픽 개최지의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은 모두 메서씨의 손을 거쳤다.아이스 메이커는 빙상 경기장의 얼음을 만들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이들의 임무는 최고의 빙질을 제공해 선수들이 경기력을 온전히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메서씨는 지난 2년여 동안 한국에 여러 번 와서 강릉 경기장의 얼음을 만들었다.최고의 아이스 메이커가 만든 빙질 덕분일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아이스 메이커로서 기록이 경신될 때마다 선수들의 얼굴에서 행복한 표정을 보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강릉 경기장은 완공 1년 만에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2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트 경기장에서 만난 메서씨는 자신의 랩톱 컴퓨터를 켜고 기록을 바탕으로 빙상장 순위를 매긴 '스피드스케이팅뉴스(speedskatingnews)'라는 사이트를 소개했다.
강릉 경기장은 남자 기록으로 따지면 세계 4위, 여자 기록으로는 3위다. 1, 2위는 솔트레이크시티와 캘거리 경기장. 두 경기장은 모두 해발 1000m 이상 고지대에 있다. 공기 저항이 덜해 기록이 잘 나온다. 반면 강릉 경기장은 해수면에 가까운 저지대에 있다.메서씨는 "3~4순위까지 올라가기까지 시간이 걸리는데 강릉 경기장은 단시간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저지대에 있는 경기장으로서 굉장히 훌륭하다"고 평가했다.메서씨는 경기장 시설 뿐 아니라 관중들도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그는 "관중들에게서 에너지를 느낀다. 한국에서 스피드 스케이팅을 관람하는 사람들이 캐나다보다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고의 시설과 최고의 관중. 2018년 2월의 강릉은 세계 최고다.강릉 경기장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메서씨는 경기장 주변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캘거리 경기장 주변에는 선수들이 맛사지나 물리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회 이후 사후 활용 방안을 빨리 마련하는 것이다. 메서씨는 대회가 끝난 후에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의 아이스 메이커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해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전에 경기장이 어떻게 사용될지 먼저 확인돼야 한다고 했다. 경기장이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보니 한국의 아이스 메이커들이 직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불안해 하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메서씨는 캐나다의 아이스 메이커들은 생계를 위한 충분한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1년 중 9개월은 얼음을 관리하고 3개월 정도 얼음을 관리할 필요가 없는 시기가 있는데 그 때는 장비를 정비한다고 했다. 그는 벌써 다음 올림픽을 생각하고 있다. 메서씨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도 제안을 받았다.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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