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이승진기자
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중 수능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입실하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이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580여명은 이날 오전 7시께부터 교문에 들어섰다. 이들은 당초 북구 포항여고에서 시험을 볼 예정이었지만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시험장이 이곳으로 변경됐다.포항지역 수험생 총 6098명 중 2045명은 기존 북구에 배정됐던 4개 시험장이 아닌 남구에 마련된 새로운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평소 익숙한 지역이 아닌 곳에서 시험을 치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수험생들의 얼굴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전날 밤까지 이어진 여진은 수험생들의 피로감을 극대화시켰다. 전날 오후 10시 15분께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는 규모 2.0의 여진이 났다.23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이동중학교에 마련된 수능 시험장에 수험생들이 응원을 받으며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민영 기자
긴장과 피로 속에서도 수험생들은 힘찬 발걸음으로 시험장에 들어섰다. 후배들의 응원엔 미소로 화답했다. 세명고 3학년 김하경(19)양은 “모든 수험생들이 떨지 않고 시험 잘 쳐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으면 좋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동지여고 3학년 김은정(19)양은 경찰차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했다. 김양은 “전날 수험표를 챙기지 못해 본교에 다녀오느라 경찰차 신세를 졌다”면서 “다들 편안하게 시험을 봤으면 한다”고 했다.응원전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1시간여 동안 계속됐다. 큰소리에 민감한 포항 수험생들을 배려한 탓인지 북이나 꽹과리는 없었다. 동성고, 중앙여고, 세명고 등의 1~2학년 학생들은 “파이팅”, “수능대박”을 외치며 기운을 불어넣었다. 동성고 1학년 김지수(17)양은 “언니들이 스트레스 많이 받았을 텐데 힘내고 시험 잘 보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같은 학교 2학년 장아영(18)양은 “모두 수능대박 나고 앞으로 꽃길만 걸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교사와 학부모도 수험생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포항예술고 문양일(46) 교사는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다”며 “책이 손에 안 잡히고 잠도 제대로 못자는 상황이었지만 좋은 성적 내리라고 믿는다”고 격려했다. 장성고 3학년생의 아버지 박동서(50)씨는 “모의고사 보듯이 시험을 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이관숙(48)씨는 “오늘은 장사를 접고 집에서 마음 졸이면서 딸을 기다리려 한다”며 눈물을 글썽였다.수능을 보기 위해 지난 10일 포항에 온 뒤 보름가까이 객지 생활을 한 울릉고 수험생 34명도 이날 남구 포은중과 이동중 두 학교에 입실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수험생들은 시험을 마친 뒤 해병대 청룡회관에 모여 가채점을 할 예정이다. 배편이 마련되는 대로 울릉도로 돌아간다.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된 23일 치러지는 가운데 영하의 날씨에도 많은 학생들이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 모여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서울지역 시험장 분위기는 달랐다.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 앞은 이른 시간부터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후배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수능만점각’, ‘수능대박’ 등의 푯말을 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응원했다. 덕성여고 학생들은 광고음악 가사를 개사해 “영어도 만점~수학도 만점~”, “덕성, 덕성 믿으니깐 걱정마세요”라고 큰소리로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