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현기자
13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용 문제지와 답안지가 전국 시험 지구별로 배부되고 있다.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번 시험의 난이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매년 출제한 이들이 의도한 난이도와 실제 수험생들이 체감한 난이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워낙 쉬워 '물수능' 논란을 낳을 때도 있었고 너무 어려운 '불수능'에 수험생들이 곤혹스러웠던 해도 있었다. 그렇다면 역대 가장 어려웠던 수능과 가장 쉬웠던 수능은 언제였을까. 성균관대 입학사정관 교육연구센터가 2015년 개최한 한 세미나에서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는 22년간의 수능 난이도를 분석해 주목을 받았다. 발표에 따르면 1993년 치러진 첫 수능, 즉 1994학년도 수능은 난이도 10점 기준으로 6.1점이었다고 한다. 이렇게 매년 추이를 분석하니 가장 어려웠던 때는 6.5를 기록한 1995학년도와 1996학년도였다. '물수능'이 아닌 "앗! 뜨거워" 할만한 '불수능'을 보고 대학을 간 이들은 95학번이 되는 1976년생들과 96학번인 1977년생들이라는 얘기다. 1994년 11월 일간지 기사를 찾아보니 시험 직후 200점 만점에서 170점 이상이 서울대 상위 학과에 입학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1996학년도 수능은 특히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이 까다로웠다. 1997학년도가 '최악의 수능이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많다. 만점이 400점으로 바뀌었는데 서울대 상위 학과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312점 이상이 필요하다는 분석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400점 만점에 290점 밖에 받지 못해 좌절했는데 서울대에 입학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었다. 반면 1999년도에 치러진 2000학년도 수능은 '물수능'이었다고 한다. 이 때 난이도가 3.2라고 하니 가장 어려웠을 때의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전년과 비교하면 성적이 평균 9.3점 올랐다. 너무 쉬워서 중·상위권 학생들의 입시혼란이 우려되기도 했다. 수능 외의 다른 전형 요소가 합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논술학원 등이 이른바 '대박'이 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쉬운 수능도 있었다. 2015학년도 수능이다. 난이도 수치는 0.8이었다고 하니 가장 어려웠던 1995, 1996학년도에 비해 8배 정도 쉬워진 셈이다. 수리B 영역에서 실수로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은 난이도가 높아져 비교적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는 어떨까. 수능이 쉽다고 해서 대학가기가 쉬운 것은 아니고 쉬운 수능을 치렀다고 인생의 난이도가 쉬운 것 또한 아닐 것이다. 다만 이번 수능이 수험생들이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얻을 수 있는 난이도였기를 기대하는 마음만은 매년 다르지 않다.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