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양재천 ‘칸트 산책길' 조성

‘나, 너, 우리를 돌아보는 희망의 공간’ 테마로 사색의 문, 철학자 벤치, 생각 의자 등 설치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서초구(구청장 조은희)는 양재천 영동 1교 하류 70m 지점에 방치된 작은 섬을 주민이 사색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칸트의 산책길’을 30일 조성했다. 구는 그동안 하천 퇴적물이 쌓여있던 작은 섬(620㎡)을 지난 8월부터 2개월 여간 8800만원을 들여 사색의 문, 철학자 벤치, 생각 의자, 명상 데크, 야간 독서 조명등을 설치?조성해 주민에게 개방했다.‘칸트의 산책길’은 양재천 영동1교에서 영동 2교 방향으로 양재천 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만날 수 있다. 높이 2.65m, 폭 2.8m의 갈색 묵직한 사각 철제에 구멍이 뚫린 ‘사색의 문’을 지나 길이 23m의 목조다리를 건너면 금세 이 곳이 ‘칸트의 산책길’임을 알 수 있다. ‘철학자 벤치’에 앉아 있는 칸트의 동상과 마주치기 때문이다. 벤치 좌우에는 칸트가 남긴 명언이 철강 표지판에 새겨져 있다.

칸트 동상 벤치

행복의 원칙은, 첫째. 어떤 일을 할 것. 둘째,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셋째,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 한 가지 뜻을 세우고 그 길로 가라.(중략) 등 내용이 담겼다.‘칸트의 산책길’콘셉트는 ‘나, 너, 우리를 돌아보고 희망을 얻는 공간’으로 ▲나 자신에 대해 돌아보라 (Think about me) ▲타인에 대해 생각하라 (Think about you) ▲우리와 사회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갖자 (Think about us) 등 3가지다.산책길은 나무로 된 ‘생각 의자’ 3개, 지름 4m의 성인 10명이 함께 앉아 생각을 나누거나 요가를 즐길 수 있는 ‘명상 데크’, 4개의 2인용 벤치가 배치돼 있다. 또 오밀조밀한 납작 돌길을 따라 백일홍, 맥문동 등 초화류와 수목을 둘러보며 사색을 즐길 수 있다. 가을밤 산책을 나와 명상에 잠기거나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독서 조명등 5개도 설치됐다.이처럼 구가 ‘칸트의 산책길’을 조성한 데는 금년에 양재천 엘레강스 사업을 추진하던 중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매일 산책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는 점에서 착안해 주민을 위한 산책길을 조성하게 된 것.분당에 거주하는 김후남(53)씨는 “직장이 양재천 인근에 있어 점심시간마다 산책을 하는데 수풀만 무성하던 섬에 조용히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이런 공간이 마련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구는 지난 30일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주민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대 최종고 명예교수를 초청해 ‘칸트 인문학 강좌’를 열고 ‘칸트의 산책길 걷기 체험’행사도 가진 바 있다.

생각하는 의자에서 독서하는 주민

조은희 구청장은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가꿔 '2016아시아 도시 경관상’을 수상한 바 있는 양재천에 ‘칸트의 산책길’이라는 아름다운 공간이 새롭게 탄생했다”며 “앞으로 ‘칸트의 산책길’은 연인의 거리, 아이리스원 등과 더불어 양재천의 새로운 명소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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