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등장한 한반도 전술핵 배치 문제를 놓고 국방부 장관과 외교부 장관이 서로 상반된 목소리를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그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내세운 정부의 입장과는 다른 송 장관의 발언에 현장의 야당 의원들은 답변을 재차 확인했다. 이에 송 장관은 회의 막바지에도 발언 기회를 얻어 "지금은 북핵에 대해 확실히 판을 바꿔야 한다"며 "그중 하나로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한 모든 것을 검토해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발언에 파장이 컸음에도 5일 국회 본회의 출석한 송 장관은 전날과 변하지 않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송 장관의 발언 내용과는 상반된 목소리를 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 출석한 강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 정책은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라고 입을 연 뒤 "정부 차원에서 내용을 검토한 바는 없다"고 했다. 이어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에 대해선 미국과도 입장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독자적 핵무장 등을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대한 질문에도 "지금 안보상황이 (NPT 탈퇴를 고려할 정도로) 비상사태라고 보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엇갈린 두 장관의 발언에 여야에서 공방이 이어지고 있고 이와 관련해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을 비상사태라고 보지 않는 황당한 외교장관에 비해 전술적 재배치를 주장하는 송 국방장관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하지만 전술핵 배치 문제에 대해서 정부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5일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갖고 "송 장관의 발언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 등으로 인한 심각한 안보 상황에서 국방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옵션을 검토해서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뉴스본부 최희영 기자 nvycho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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