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대출…틈새 수입 찾아나선 은행

가계대출 억제에 법인 영업 통한 우회적인 개인대출 전략마이카 대출 확대, 신성장 산업 특화대출, 해외 주택금융[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새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가계와 자영업자 등 기존 '대출구'가 꽉 막힌 은행들이 새로운 수입원을 찾아 나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ㆍKB국민ㆍKEB하나ㆍ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수익 다변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은행권에서는 부동산 대책에 이어 후속 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예고되면서 주택담보대출 등 그간 안정적인 수입원 역할을 했던 대출 창구가 좁아지고 있다.또한 이번 정부서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최저임금인상 정책 등으로 인해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면서 은행권에서는 틈새 시장 발굴과, 실속있는 전략 수립이 한창이다.우선 은행들은 가계대출이 확 조여지면서 법인 영업을 통한 우회적인 개인대출에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거래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형식은 기업대출이지만, 실질은 임직원들에 대한 개인대출을 확대하는 방향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가계대출 억제책에 대한 일종의 '꼼수' 대출이기는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이런 '틈새'라도 적극적으로 공략해 보겠다는 것이다.그간 은행의 주업무 영역에서 소외됐던 분야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대출 대상 차량에 수입 이륜차를 추가하는 등 마이카대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 시장의 확대로 인해 사업성이 높은 동물병원대출 상품을 지난달 새롭게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만간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이 되고 있는 신성장산업 특화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고정금리 기간을 확대해 금리 변동 리스크를 축소하고 기술등급에 따라 금리를 추가로 우대하는 등의 방식이다.분업화 돼 있던 은행 부문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전략도 나온다. 국민은행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부문 간 협업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설 방침이다. 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면서, 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자산관리 담당자와 기업금융 담당자가 함께 기업을 방문해 각 기업에 맞는 원화지급보증한도 조정, 운전자금대출 신규, 퇴직연금 자산운용, 급여이체 관리 등 자산관리와 기업금융 분야까지 종합적인 금융 처방을 내려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또 계열 증권사와 연계, 기업 특성에 맞는 인수ㆍ합병(M&A) 전략,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업투자금융(CIB)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주거래 및 우량 중소기업 등에 대한 발굴 노력과 혜택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주거래·우량 중소기업에 대해서만큼은 담보 외에 추가적인 신용도를 부여해 신용대출까지 제공하는 등 자금운용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오랜기간 쌓아 온 신뢰를 바탕으로 믿을 만한 기업에는 담보없이도 더 빌려주겠다는 전략이다. 비용은 적게 들지만, 실적의 바탕을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상품 판매에도 집중한다.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2조원 규모의 서민 부동산 정책금융판매를 통해 열심히 '이삭줍기'에 나선다.김홍희 우리은행 부동산 금융그룹 부행장은 "하반기에는 정책 기조와도 잘 맞고 최근에는 수수료 수익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부동산 정책 금융 판매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이 은행은 기업의 유동자금을 담아두는 저비용성 예금 유치에도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넘어, 은행권 해외사업 확장 기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준 신한은행 여신심사그룹 부행장은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이제는 실질적인 전략 싸움을 벌일 때"라고 언급했다. 신한은행 당분간 힘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을 벗어나 해외서의 주택금융을 활발하게 일으키고 있다. 일본 현지법인인 SBJ은행은 2013년부터 임대형 모기지 상품인 '주택론'을 선보여 매년 1조원 이상의 신규 대출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해외 M&A를 통한 급성장도 은행권이 노리는 묘수다. 우리은행은 연내 해외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해 현재 271개인 해외점포를 500개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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