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대, 결국 '폐교' 수순…의대 정원 어쩌나?(종합)

교육부, "서울시립대·삼육대, 재정기여 방안 미흡" 판단 반려

전북 남원에 위치한 서남대학교 전경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수년째 재단비리로 인한 재정 악화를 겪어 온 전북 서남대학교가 결국 폐교 수순을 밟게 됐다. 서남대에 할당된 기존 의대 정원(49명)을 놓고 다른 대학들의 쟁탈전이 예고된 가운데 교육부는 다음달 시작되는 수시모집에 앞서 수험생들에게 서남대가 폐쇄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점을 알릴 방침이다.교육부는 2일 서울시립대와 삼육학원(삼육대)이 각각 제출한 학교법인 서남학원 정상화 계획서를 수용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두 학교 모두 서남대를 정상화하기 위해 옛 재단의 교비 횡령액 330억원을 변제하는 등의 재정기여도 없이 의대 유치에만 주된 관심을 보였고,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 개선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교육부의 판단이다.교육부에 따르면 삼육대는 서남학원 소속 한려대를 매각하고 옛 서남대 재단 측 이사(종전이사)들이 출연한 재산으로 설립자의 교비 횡령액을 변제한 뒤, 의대를 포함한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삼육학원이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한려대 매각 대금을 횡령액 변제로 볼 수 없으며 추가 출연하겠다는 재산도 압류된 재산이라 문제가 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서울시립대는 서남대 종전이사 측이 정상화에 나서되, 의대를 포함한 서남대 남원캠퍼스를 서울시립대가 인수하는 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횡령액을 보전하지 않고 종전이사 중심의 정상화를 하는 것 역시 재단비리로 위기에 처한 학교를 살린다는 목적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판단했다.교육부 관계자는 "앞서 전주 예수병원과 명지의료재단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자체적인 재정 기여방안이 미흡했고, 올 들어 서울시립대와 삼육대가 제출한 정상화 계획안도 두 차례나 보완서류를 요구했는데도 마찬가지였다"며 "다들 서남대 의대 발전 방안에 관심을 둘 뿐 대학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엔 부족했다"고 설명했다.교육부는 결국 수년간 이어진 정상화 시도가 모두 실패했다고 보고 다른 재정기여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올 하반기 중 학교 폐교 조치에 들어가기로 했다. 폐교 조치가 내려지면 의대생을 포함한 재학생들은 전공 등에 따라 인근 대학으로 편입하게 된다. 의대 정원(49명)은 전북대와 원광대, 조선대, 전남대 등이 흡수하거나 다른 대학에서 의대를 신설하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다만 전북 지역 자치단체들과 서남대 종전 이사회 등 학교 측은 "교육부가 구조조정 실적을 쌓기 위해 회생 가능한 지방대를 무리하게 죽이려 하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교육부는 또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접수가 시작되는 9월부터는 수험생들에게 서남대가 이르면 내년 2월 폐쇄 조치될 수 있음을 유념하고 지원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을 안내할 예정이다.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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