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인가 노예인가…제2작전사령부 공관병들의 처참한 일상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 사진=연합뉴스

육군 제2작전사령부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들이 사령관(59·육사 37기) 가족들에게 빨래와 다림질, 텃밭 가꾸기 등 사적 업무에 동원됐다고 31일 군인권센터는 밝혔다. 이날 군인권센터는 긴급보도자료를 통해 2016년 3월경부터 올해 초까지 복수의 제보자들로부터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의 가족이 관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관병, 조리병 등에게 갑질을 넘어 노예 수준의 취급을 하였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센터는 박 사령관의 부인이 쇼파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 줍기 같은 사소한 일도 공관병에게 지시했을 뿐 아니라, “청소가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지 않냐”, “너는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 등 폭언을 했고, 심지어는 썩은 과일들을 집어던지거나 칼을 허공에 휘두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한, 센터는 공관병들은 장병 표준일과에도 불구하고 추가 근무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사령관 가족 모두가 교회를 다니는데, 사령관이 새벽기도를 가는 새벽 6시부터 잠드는 22시까지 공관병들은 일상적으로 과로에 시달렸다고 지적했다. 또 공관병들은 외부와의 접촉이 일체 통제 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관병들은 자신들이 받는 대우에 대해 부당함을 느껴 신고하고 싶어도 공관에는 전화가 없고, 본부대대까지 20~30분은 걸어가야 전화를 쓸 수 있지만, 상부에서 공관 밖으로 외출을 금지해 전화 자체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버지식정보방을 이용한 인터넷 사용이 금지됐다. 특히 박 사령관의 부인은 통제를 매우 심하게 해 공관병들의 면회는 물론 외박과 외출이 거의 불가능했고, 보다 못한 보좌관이 공관병들의 출타를 눈치껏 보내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센터는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갑질’을 타파하고 적폐를 청산하는 것을 화두로 삼고 있음에도 아직도 장병을 노예처럼 부리는 지휘관과 그 가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장병들을 노예처럼 부리는 공관병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이 같은 군 인권센터의 주장에 육군 관계자는 한 매체에서 “해당 사건에 대해 사실 확인 중이다”며 “확인되면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아시아경제 티잼 최형진 기자 rpg45665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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