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방의 대변신, 영화 원작 즐기고 희귀작 맛봐…시간당 2-3천원, 종일권은 1-2만원
사람들이 만화방에서 만화를 보고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분당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이번 여름 인파를 피해 도심 속 휴가를 택했다. 멀리 떠나지 않고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만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만화도 보고 음료나 가벼운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만화 카페가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다. 3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발간한 '2016 콘텐츠 산업 통계조사'에 따르면 만화 카페 등 만화 임대 사업체 수는 2015년 763개(9.4%)로 전년대비 2.3% 증가했다. 출판사 등 만화 산업 사업체 수는 8274개에서 8145개로 1.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만화 카페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특히 기존의 이른바 '만화방'과 다른 문화 공간으로서 만화 카페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만화 카페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20여 개, 전국에 약 200개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만화카페 / 사진출처 = CGV
◆하루 종일 읽고 먹고 놀고…스테이케이션족의 천국 = 만화 카페 이용자들은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부터 직장인들까지 나이를 불문한다. 만화 마니아들뿐 아니라 집에 머물며(Stay) 휴가(Vacation)를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족에게도 '만화카페'는 천상의 조건을 갖췄다. 시원한 실내에서 만화를 하루 종일 보며 식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가격은 시간당 2000원~3000원, 음료 포함 5000원 선이다. 1만원~2만 원 정도 하는 종일권을 끊으면 하루 종일 추가 비용 없이 만화를 즐길 수 있다. 여행객이 몰리는 성수기에는 여행을 피한다는 직장인 B씨는 "좋아하는 책도 읽고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만화 카페를 찾을 예정이다. 비싼 돈 주고 휴가를 떠날 필요가 없다"고 했다.만화 카페를 즐겨 찾는 대학생 C씨 역시 "수업 중간에 비는 시간이나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찾는 편"이라며 "좌석도 넓고 음료를 마시면서 저렴한 가격에 만화까지 읽을 수 있어 요즘 만화카페에 푹 빠져있다"고 말했다.
한옥 만화방 / 사진출처 = 서울시
◆영화관부터 한옥까지…이색 테마 카페도 등장 = 만화카페는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기존 만화방과는 전혀 다른 복합 문화 공간이다. 최근에는 젊은이들과 가족 단위의 이용객들을 겨냥한 테마 만화카페도 등장했다.최근 한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는 서울 영등포에 1만6000여 권의 만화책을 갖춘 만화 카페를 선보였다. 마블, DC 코믹스 등 영화의 원작이 된 만화를 비롯해 드래곤볼, 슬램덩크 등 고전 만화, 지브리 애니메이션 아트집과 같은 시중에서 보기 어려운 희귀작도 구비하고 있다.서울 충무로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한옥 만화방'을 오픈해 눈길을 끈다. 여름 맞이 체험 프로그램으로 내달 31일까지 특별 운영되는 한옥 만화방에서는 한옥이라는 특별한 공간 안에서 고즈넉한 정취를 느끼며 전통 음료와 함께 무료로 독서를 즐길 수 있다.전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고양이가 운영하는 만화카페'라는 이름의 콘셉트 만화 카페도 있다. 고양이가 입구부터 반겨주는 이 카페는 만화책과 동시에 고양이도 직접 만날 수 있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족' 사이에서 인기다.◆학생들도 찾는 만화 카페…성인물 무방비 노출 우려도 = 하지만 이 같은 만화 카페의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만화카페에서는 교복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만화책을 읽는 학생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만화카페에서 성인만화 코너를 구분해 놓기도 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어 청소년들에게 성인물이 쉽게 노출될 수도 있는 것이다.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청소년에게 유통이 허용된 매체물과 구분·격리하지 않고서는 판매 또는 대여하기 위해 전시·진열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장경은 경희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만화카페와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제한 없이 성인물을 접하게 되면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 잘못된 정서에 물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아시아경제 티잼 최영아 기자 cy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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