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수 의원,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담뱃갑 경고그림 '금연효과' 없어 후속조치업계 "당혹, 상황 예의주시"…영세업자 "매출 하락 우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담뱃갑 경고그림 의무화가 시행된지 반 년이 흐른 가운데 이번에는 담배에 포함된 발암성 물질들을 표기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한 담뱃값 경고그림 의무화에 따른 금연 효과가 없다고 판단한데 나온 후속 조치인 셈이다. 28일 정치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담배의 유해성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발암성 물질들을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담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
▲현재 시행중인 담배갑 흡연 경고그림(자료=기획재정부)
국민건강증진법에서는 담뱃갑 포장지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광고에 담배에 포함된 발암성 물질들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담배사업법에서는 담배 1개비의 연기에 포함된 주요 성분과 그 함유량을 담뱃갑의 포장지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광고에 표시하도록 하면서도 타르와 니코틴만 측정해 표기하고 있을 뿐, 다른 발암성 물질에 대한 성분 표시는 하지 않는다.그러나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성분분석 결과 일반담배 연기 속에 36개의 유해성분을 확인했고, 이 성분들 중에는 국제 암연구소(IARC) 발암물질 분류에서 인체발암물질, 추정물질, 가능물질로 분류된 물질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이에 담배 성분의 표시와 관련해 양 법 간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담배의 유해성분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을 위해 주요 성분에 '국민건강증진법'에 규정된 발암성물질을 포함하도록 함으로써 흡연 억제 및 금연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에서 이 같은 법안을 발의했다는 게 이명수 의원실 측 설명이다.담뱃갑 경고그림에 따른 금연효과를 두고 업계는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그럼에도 담배 판매량이 늘면서 사실상 금연효과는 거의 없다는 주장에 의견이 실리고 있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담배 판매량이 17억2000만갑에 달한다. 상반기 담배 판매량은 2014년 20억3000만갑이었다가 담뱃값을 올린 2015년에는 14억6000만갑으로 상당폭 줄었다. 하지만 다시 판매량이 늘어 작년(17억8000만갑)과 올해는 모두 17억갑을 넘었다.정부가 2015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담배 가격을 올리면서 "담뱃값 인상으로 금연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담배 소비량이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작년 말 시행에 들어간 흡연 경고그림의 금연 효과도 거의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고 그림이 처음 등장한 작년 12월에는 월 판매량이 2억9000만갑이었고, 점점 줄어들어 올해 2월에는 2억4000만갑이었다. 그러나 3월 이후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 6월에는 3억1000만갑이 팔렸다.이로 인해 담뱃값 인상이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단 세금 더 걷기용에 불과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올해 담배 세수가 2014년보다 4조4566억 원 늘어난 11조4471억원이 걷힐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17∼2021년 5년간 정부가 거둬들일 담배 세수는 57조2355억 원에 이른다.
2017년 담배 세수 추정치(자료:한국납세자연맹)
담뱃갑 경고그림에 이어 이번 발암성 물질 표기 법안까지 발의되면서 관련 업계는 지나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담뱃값 인하 법안을 제출한 상황에 이 같은 법안이 발의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제조업체 측은 특별한 입장을 보이는 것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담배 판매 마진에 기대고 있던 판매업체들과 편의점 등 영세 자영업자들이 우려를 쏟아냈다. 한 관계자는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것인데, 혐오(경고)그림에 이어 발암성 물질까지 꼭 표기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경고그림에 이어 발암성 물질까지 표기가 되면 매출에도 일부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경고그림 도입의 실효성도 없다는 게 증명된 마당에 발암성 물질 표기 법안 통과 자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며, 통과 후에도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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