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 태풍 ‘노루’, 6호 태풍 ‘꿀랍’…태풍 이름은 어떻게?

태풍 사진[사진제공=NASA]

이번 주 두 차례 장맛비가 예보된 가운데, 장마를 몰고 올 ‘태풍’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24일 발생한 태풍은 총 네 개 중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 예상되는 태풍은 5호 노루(NORU)로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 붙었다. 동 시기에 발생한 6호 태풍 ’꿀랍(KULAP)', 7호 태풍 로키(ROKE), 8호 태풍 ‘선까(SONCA)는 각각 태국, 미국,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이 붙었다. 태풍의 이름은 태풍위원회 회원국이 제출한 이름 중 돌아가며 정하기 때문이다. 원래 태풍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그러나 태풍이 일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동시에 같은 지역에 하나 이상의 태풍이 있으면, 발표되는 태풍 예보를 혼동하지 않게 하려고 태풍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태풍의 이름을 지정한 최초의 나라 '호주'

처음 태풍에 이름을 붙인 나라는 호주다. 당시 호주의 일기 예보관들은 자신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어 싫어하는 정치가의 이름이 앤더슨이라면 “현재 앤더슨이 태평양 해상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또는 “앤더슨이 엄청난 재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태풍 예보를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공군과 해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데 이때 예보관들은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했다. 이는 얌전한 여성처럼 큰 피해 없는 태풍이 되라는 의도가 담겼다는 설이 있다. 이러한 전통에 따라 태풍 이름이 여성이었지만 시민들의 반대로 1978년 이후부터는 남자와 여자 이름을 번갈아 사용했다.이후 태풍 이름은 1999년까지 괌에 위치한 미국 태풍합동경보센터에서 정한 이름을 사용했다. 자연스레 영어권 이름만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태풍위원회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민의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경계를 강화하기 위해 태풍 이름을 서양식에서 회원국 고유한 이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후 태풍의 이름은 태풍위원회 소속 14개국(한국, 북한, 일본, 중국, 홍콩, 마카오,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미크로네시아, 미국)이 국가별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가 각 조 28개씩 5개 조로 구성된 후, 1조부터 5조까지 순차적으로 붙이고 있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면 1번부터 다시 사용한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여 개쯤 발생하므로 전체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약 4∼5년이 소요된다.

2012년 태풍 볼라벤 때 무너진 대추나무 비가림시설.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의 경우 이름을 바꾼다.

이 과정에서 퇴출당하는 태풍 이름도 있다. 매년 개최되는 태풍위원회 총회에서는 그 해 막대한 피해를 준 태풍의 경우 앞으로 유사한 태풍 피해가 없도록 해당 태풍 이름의 퇴출을 결정한다. 피해를 주지 않은 태풍일지라도 다른 사유로 더 이상 현재 태풍 이름을 사용할 수 없으면 새로운 태풍 이름으로 대체된다. 태풍 이름의 변경은 퇴출당한 태풍 이름을 제출한 국가에서 결정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출한 태풍 ‘나비’의 경우 2005년에 일본을 강타하면서 엄청난 재해를 일으켜, ‘독수리’라는 이름으로 대체되었다.현재 태풍위원회에 등록된 태풍 이름 중 한글 이름이 많다. 위원회에 한국과 북한이 함께 등재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의 태풍 이름을 제출했고, 북한에서도 ‘기러기' 등 10개의 이름을 제출했다.아시아경제 티잼 최형진 기자 rpg456655@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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