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계란값'에 '폐업' 내몰리는 자영업자…제품값 인상도 잇따라

계란 주재료 쓰는 제빵업계 울상영세자영업자 직격탄, 폐업 상황에 내몰려…가격 인상 잇따라SPC그룹·CJ푸드빌 등 "계란 수급 상황 예의주시"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지난달 21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태국산 달걀 검역용 샘플 2160개 약 130㎏ 분량에 대해 검역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계란 수급 불안정에 영세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연초부터 불안정했던 계란값 폭등이 계속되면서 계란이 주재료인 제품을 판매하는 영세업자들이 '폐업'이란 한계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 유명 맛집들도 '가격 인상' 카드를 빼내드는 등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SPC그룹과 CJ푸드빌 등 국내 대형 제빵업체들 역시 상태를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계란을 주재료로 하는 카스테라와 마카롱, 핫도그 등을 판매하는 영세업자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리고 있다. 압구정 가로수길 맛집으로 유명한 수제핫도그 '배드컨테이너'는 지난달 24일부터 핫도드 가격을 인상했다. 콤보 가격이 평균 9000원대에서 1만1000원가량으로 올랐다. 배드컨테이너 측은 "불가피한 가격 인상 결정"이라며 "고객들의 양해를 바란다"고 전했다. 송파구 풍납동의 마카롱 맛집 '슈카롱'도 이달부터 마카롱 가격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다쿠아즈도 2500원에서 2800원으로 인상했다. 슈카롱 관계자는 "원재료 값이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며 "작년에 4000원대로 구입했던 계란값이 AI 파동으로 9000원~1만3000원을 형성하고 있어 원재료값 부담이 심하다"고 전했다. 홍대에서 작은 베이커리 점포를 운영하는 K씨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단골 손님이 많은 편이지만 원재료값을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가격을 올리지 말아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성수동에서 베이커리를 운영하는 P씨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대형 브랜드에 밀리고, 올해 들어서는 원재료값 부담에 계속 적자신세다"면서 "원가 상승에 따른 실적악화에 계란 수급까지 힘들어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들은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자금적인 여유와 공급망을 갖추고 있는 대형 제빵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수급에 차질은 없지만,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어 실시간으로 추이를 살피고 있는 상태다.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달걀을 고르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SPC그룹은 삼립,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의 브랜드에서 하루 80여t의 계란을 소비한다. 앞서 SPC그룹은 AI 여파로 계란 공급에 차질을 빚자 지난해 12월22일부터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이크 등 19개 품목의 생산을 생산중단해 이른바 '카스테라 대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1300여개 뚜레쥬르 매장에서 하루 20여t의 계란을 사용하는 CJ푸드빌도 지난해 12월 계란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카스테라에 대해 하루에 매장당 1개, 프리미엄 카스테라의 경우 5개로 구매를 제한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0일 기준 계란 평균 소매가(30개들이 특란 기준)가 7813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가격인 5169원보다는 무려 2644원 치솟은 것이다. 현재 최고값은 8960원으로 1년 전 최고값인 6880원보다도 2080원 비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6월부터 계란 수급 안정화 대책으로 태국산 계란을 수입해 왔으나, 수급안정 효과는 딱히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국내로 수입된 태국산 계란은 총 328만개. 이는 국내 일일 계란 소비량이 약 3000만개인 점을 감안했을 때 극히 적은 양이다. 게다가 위생상의 이유로 태국산 수입 계란 대부분이 난가공업체에 공급되고 있어 국내 소비자 가격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정부와 업계는 국내 계란 생산량이 올해 12월 이후부터나 평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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