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자체, 자연을 조각하다’ 심문섭 회고전

자연의 순환과 조화 중시한 전시
조각, 드로잉, 회화 및 사진 총 100여점
14일부터 10월 9일까지 MMCA 과천관

제시 The presentation, 2005, 철, 돌, 전기설치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돌은 흙이 되고 다시 흙은 돌이 된다. 관람객은 자연 순환의 의미와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깨닫게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 미술사의 주요 원로 작가들을 소개한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의 조각부문 ‘심문섭, 자연을 조각하다’전을 오는 14일부터 10월 9일까지 과천관에서 연다. 조각가 심문섭(74)의 시기별 대표 조각과 함께 드로잉, 회화, 사진도 함께 전시되는 대규모 회고전이다. 전시 부제인 ‘자연을 조각하다’는 자연에 가까운 또는 자연이 빚은 조각을 의미한다. 자연의 형상성을 추구하기보다 ‘그것 자체’의 현상을 전달한다. 1970년대 이후 한국 조각계에 등장했던 물질 개념이 심문섭의 작업 전반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살펴본다. 심문섭은 나뭇가지와 흙, 바위, 철, 시멘트, 밧줄 등 일상의 재료로 자연과 문명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표현한다. 그의 작업은 자연을 일깨우는 제시물에 가깝다. 빛, 바람, 대기의 흐름까지 작품에 포함시켜 자연의 순환을 전달한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적 사고관과 가까운데, 이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동경을 나타낸다.

반추 Re-present, 2010, 나무, 철 [사진=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전시의 구성은 초기작부터 현재까지 작품을 시리즈별로 전개했다. 특히 1970년대 초부터 지속해온 ‘관계’ ‘현전’ ‘토상’ 그리고 ‘목신’ ‘메타포’ ‘제시’ ‘반추’ 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다. 내달 30일 오후 1시부터는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동시대미술 이해를 돕는 ‘전시를 말하다_MMCA 토크’도 진행된다. 이 중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작가의 5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나누고, 작가가 직접 창작한 시를 낭독하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통영 출생인 심문섭은 서울대학교 조소학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1969-71년 연이어 수상했다. 1971-75년에는 파리비엔날레에 3회 연속 참가하는 등 세계 미술계에 주목을 받았다. 또한 1981년 일본에서 열린 제2회 헨리무어 대상전에서 우수상 수상, 1970-90년대 일본에서만 열다섯 차례 개인전을 치렀다. 세계적인 작가들이 전시했던 프랑스 팔레 루아얄 정원에서 한국작가 최초로 초대되는 등 국제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다.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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