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대형마트…'2030'고객들 '마트 안 간다'

평균 고객 연령 40세 이상 '훌쩍'고령화 추세 매년 빨라져 스타 마케팅·체험 매장 구성 등 젊은층 유치 안간힘

이마트의 SM라이프스타일 매장(사진 제공=이마트)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형마트의 고객들이 늙어간다. 사양길로 들어선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아온 대형마트업체들은 '고객 고령화' 리스크까지 맞아 더욱 위기에 놓였다. 주요 업체들마다 미래 고객인 젊은층 사로잡기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대형마트들은 고객 고령화 해소를 선결 과제로 삼고 10~30대 젊은층 유치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업계 1위 이마트의 방문 고객 평균 연령을 보면 2013년 44세였다가 2014년 44.6세, 2015년 45.1세, 2016년 45.5세로 매년 증가하는 모습이다. 국가 전체의 고령화 추세를 감안해도 속도가 너무 빠른 것으로 이마트는 판단하고 있다.롯데마트에서는 올해 상반기(1~6월) 40세 이상 고객이 전체의 65.22%를 차지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41%)보다 24.22%포인트나 높다. 롯데마트의 해당 연령대 고객 비중은 2015년 이후 계속 65%를 넘겨왔다. 홈플러스 역시 몇 년 전부터 고객 고령화를 인지하고 대응에 나섰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이 자꾸 온라인 쇼핑몰로 유출되고 있다"면서 "고객 연령대가 점점 올라가고 '대형마트는 기성세대나 가는 곳'이란 인식이 고착화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들도 온라인몰을 운영하고 있지만 우선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온라인 매출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이런 가운데 이마트는 기존 식품 위주였던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래 고객인 10~20대의 발길을 붙들기 위해서다. 이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서머 피크닉(SUMMER PICNIC)' 콘셉트로 휴대용 여행가방, 돗자리, 물놀이 용품, 휴대용 선풍기 등 라이프스타일 상품 49종을 순차적으로 선보여왔다. 컬래버 상품은 슈퍼 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EXO, f(X), 레드벨벳, NCT 등 SM 아티스트들과의 개별 인터뷰를 거쳐 개인 취향, 로고, 패턴 등을 디자인에 접목시킨 것들이다. 상품에 유명 아티스트 개성을 입히자 실제로 타깃 고객층인 1020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롯데마트의 젊은층 공략 키워드는 '체험'이다. 롯데마트는 각종 특화 매장들에 체험형 요소를 결합해 운영하고 있다. 완구 전문 매장 토이저러스는 드론존, 무선조종(RC)존 등 체험 공간을 늘리며 젊은 고객 몰이에 열심이다. 인테리어 특화 매장인 룸바이홈은 쇼룸 공간을 별도로 구성했다. 자동차 용품을 파는 모터맥스에선 실제 왁싱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샘플들을 구비해 뒀다.홈플러스도 지난 4월 젊은층을 겨냥해 롯데제과와 손잡고 죠스바와 수박바를 파인트 컵 형태로 리뉴얼한 '죠스통', '수박통'을 단독으로 내놨다. 이 밖에 지명을 딴 지역 맥주를 잇따라 출시하며 젊은 고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한편 이마트는 1993년 1호점을 선보인 지 24년 만인 올해 처음 신규 점포를 내지 않기로 했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데다 대형마트 규제를 대폭 강화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여파에 출점 자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물건을 많이 살 필요 없는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추세도 대형마트 성장 정체의 한 이유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강의에서 "불과 15년 만에 대형마트 매출이 반 토막 난 일본 사례처럼 우리나라 대형마트도 더 가깝고(편의점), 더 편하고(온라인몰), 더 즐거운(쇼핑몰) 경쟁 업태에 밀려 선택받지 못할 수 있다"며 위기를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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