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미국 정부가 미국행 탑승객들이 소지한 노트북 등 전자기기에 대한 추가 보안검색을 요구하면서 여름 성수기를 앞둔 항공사들이 비상이 걸렸다. 항공기에 탑승하기 위해 진행하는 보안검색을 앞으로는 두 번 거쳐야 하는데다 항공사 직원들의 보안질의까지 받아야 하는 등 승객 불편이 커질 전망이다.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 교통보안청(TSA)은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미국(미국령 포함) 직항편을 운항하는 국적 7개 항공사에 보안지침(EA)를 발송했다. 이는 이슬람국가(IS)가 전자기기를 활용한 항공기 폭탄 공격을 모의한다는 정보가 미 당국에 입수된 데 따른 것으로 전세계 항공사에도 동시 전달됐다. 이 지침은 노트북, 태블릿PC, 휴대용 게임기 등 '휴대전화 보다 큰 전자기기'를 소지한 인천발 미국행 탑승객에 대해서는 탑승 게이트 앞에서 항공사들이 폭발물흔적탐지기(ETD)로 별도의 보안검색을 실시해 달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동안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때 전자기기를 별도의 바구니에 넣어 X레이 검색을 받으면 됐지만 이번에 추가 검색이 시행되면서 미국행 승객들의 출국 수속 시간이 더 길어질 전망이다. 이번 지침은 오는 19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ETD는 노트북 표면을 특수 페이퍼로 닦아 화학 반응을 탐지하는 장비로, ETD 검색은 우선 '요주의 인물' 등 일부 승객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추가 검색에 따른 혼잡을 방지하고 승객 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해 ETD를 추가로 구입(임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항공사 관계자는 "ETD 장비를 추가로 해야 할 경우 늘어나는 장비만큼 전문 운용 인력의 추가 배치 등 비용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0월28일 이후 출발편의 경우는 수속 단계에서 항공사 직원이 모든 승객들을 직접 대면해 보안질의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어 더 큰 혼란이 예상된다. 그동안은 모바일이나 웹, 키오스크(셀프 체크인 기기) 등을 통한 전자적인 방식이 병행됐지만 보안 강화를 위해 TSA 측에서 전자기기를 소지한 상태에서 직원들이 보안질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확대 시행될 경우 사실상 자동화 체제로 전환되기 이전의 상황으로 회귀하게 돼 공항 혼잡과 출발 지연 등 큰 혼란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TSA와 절충해 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항공편은 1주일 평균 720편(6월 기준)에 달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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