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0주년, 잡스의 '터틀넥'도 돌아온다

이세이 미야케, 재생산 결정한 벌 약 30만원 7월중 출시스티브 잡스의 트레이드마크는 회색 뉴발란스 운동화, 리바이스 청바지, 동그란 무테 안경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one more thing)". 검은 터틀넥.
지난 29일으로 아이폰은 출시 10주년을 맞았다. 때마침 잡스의 터틀넥이 다시 생산된다.미국 경제전문매체 블룸버그는 "스티브 잡스가 즐겨 입었던 검은 터틀넥이 다시 생산된다. 의류브랜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가 오는 7월 '세미-튤티(Semi-Dull T)'라는 상의를 생산한다"고 31일(현지시간) 전했다.잡스는 1998년부터 12년간 뉴발란스 운동화를 신고 리바이스 청바지와 검은 터틀넥을 입었다. 잡스가 이세이 미야케의 터틀넥을 고집한 사연은 이렇다.잡스는 1980년대 초 일본 도쿄에 있는 소니 본사를 찾았다. 잡스는 소니 본사를 둘러보면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모리타 아키오 (Akio Morita) 소니 회장에서부터 평직원에 이르기까지, 3만명의 소니 직원 모두가 똑같은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것이다.1981년 소니는 창립 35주년을 맞아 새로운 유니폼을 제작하기로 했다. 당시 패션업계에서 이미 유명인사이던 이세이 미야케를 섭외해 새 유니폼의 디자인을 맡겼다. 미야케는 소니 직원용 조끼를 새롭게 선보였다.모리타 회장은 잡스에게 "소니가 1946년 창업 이래로 유니폼을 입었고, 직장 내에서 유대감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잡스는 이에 영감을 받았다.잡스는 유니폼 제도를 애플에도 도입하기로 마음 먹었다. 소니의 유니폼을 디자인했던 이세이 미야케에게 "애플 직원용 조끼 디자인을 만들어달라"고 의뢰했다. 잡스는 미야케로부터 물건을 받고 설렌 마음에 직원들을 불러모았다. 그리고 검은 터틀넥을 보여줬다. 그러나 잡스는 애플 직원들로부터 엄청난 야유를 받아야 했다. "개성을 중시하고 천편일률적인 통일성을 싫어하는 미국인은 유니폼을 도입하겠다는 내 생각을 싫어했다." 잡스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에게 잡스가 털어놓은 말이다. 잡스는 유니폼 착용을 의무화 하지 않았다. 잡스는 미야케에 소량의 터틀넥만을 주문했다. 이런 사정을 모르던 미야케는 100벌이 넘는 터틀넥을 잡스에게 보냈다. 잡스는 난감했다. 강제로 옷을 나눠줄 수도, 입으라고도 할 수 없었던 잡스는 결국 100벌이 넘는 터틀넥을 자신의 옷장에 넣었다. 그리고 검은 터틀넥은 잡스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다만 이번에 생산되는 미야케의 터틀넥이 잡스가 입었던 것과 완전히 동일한 모델은 아니다. 새로운 검은 터틀넥은 실루엣을 조금 더 다듬었고, 어깨가 좀 더 높다. 폴리에스테르(60%)·면(40%) 혼방으로 제작되며, 가격은 270달러(약 30만원)이다.

이세이 미야케가 7월중 출시할 예정인 터틀넥. 폴리에스테르(60%)·면(40%) 혼방으로 제작되며, 가격은 270달러(약 30만원)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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