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대책 5일째, 현장점검]단속피해 셧다운…뒷문으로 영업중(종합)

강남3구 재건축 호가 2000만원 하락업소 출입문엔 공과금 고지서만옥수동지역도 대부분 휴업상태 강남4구 매매가 상승률 0.03%로 전주에 비해 10분의1 수준전문가들 "눈치보기 오래 안갈 듯"

(사진=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6·19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의 눈치 보기가 확산되고 있다. 무섭게 치고 올라가던 서울 '강남 3구' 아파트값의 상승세는 멈췄고 거래도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의 호가 역시 대책 발표 직전보다 1000만~2000만원씩 떨어졌다. 22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내 상가에는 인적이 드물어 한산했다. 상가내 위치한 15여개의 공인중개업소 중 문을 연 곳이 단 1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매물 전단도 자취를 감췄다. 중개업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이번 주들어 죄다 문 닫았어요. 단체로 야유회 간 거로 알고 있는데…. 언제 다시 열겠다는 얘기도 없네요." 잠실주공 5단지 상가 경비원은 6·19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숨죽이기에 들어간 부동산 시장의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인근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 일대 중개업소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중개업소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다. 강남 일대 여타 중개업소들과 마찬가지로 매물 전단을 거둔채였다. 일부 중개업소는 며칠째 인적이 없었던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출입문 입구에는 각종 공과금 고지서와 신문이 끼워진 상태였다.  개인 휴대전화로 연결된 송파구 잠실동 K공인 관계자는 "5월말에서 6월초 쯤 거래가 좀 되다 지난 19일 부동산 대책 발표 후 거래된 물건이 1건도 없다"면서 "거래가 하나라도 성사돼야 그 가격이 기준점이 되서 시세형성이 되는데 지금 매매가는 5월말 거래된 가격 수준으로 전용 103㎡가 14억9000만원에서 15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K공인 관계자는 "이번주들어 매매가가 1000만~2000만원 정도 소폭 하락하고 일부 집주인들은 가격조정 가능하니 거래 좀 성사 시켜달라고 하는데 매수문의가 뚝 끊긴 상태"라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물건너간 상태고 추가 대책도 나온다는 얘기가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땐 가격 조정이 이뤄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올 들어 강북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한 성동구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 내 중개업소 전경. 강북 역시 영업중인 중개업소를 찾기 힘들었다.

서울 강북권도 중개업소 10곳 중 9곳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 특히 올들어 강북에서 가장 높은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한 상위 3개 구인 성동·광진·마포구 일대는 문을 연 중개업소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강북권에서 가장 큰 매매가 상승폭을 기록한 자치구는 성동구로 3.1%를 기록했다. 이어 광진구가 2.63%, 마포구가 2.45% 순으로 뒤따랐다. 성동구 옥수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와 래미안 옥수 리버젠 인근 중개업소 10여곳 역시 모두 문을 닫았다. 휴대전화로 거래를 문의하자 중개업자는 "인근 카페에서 만나자"며 "사무실은 이번주 내내 문 닫지만 따로 연락을 주면 매물도 보여주고 거래중개도 한다"고 귀띔했다. 정부의 부동산 단속 후 일제히 문을 닫은 강남3구 일대 공인중개소의 모습이 이제 서울 강북까지 번진 것이다. 이같은 시장 상황은 통계에서도 알 수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2%로 직전주 0.18%보다 0.06%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6·19 부동산 대책이 정조준한 강남4구의 상승률은 직전주(0.31%)의 10분의 1 수준인 0.03%로 곤두박질쳤다. 6·19 부동산 대책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은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눈치 보기 장세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만만찮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6·19 부동산 대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중강도 정도로 아주 센 처방은 아니다"며 "다만 어느정도 가수요를 걸러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 센터장은 "보통 과열지역이라고 부르는 시장을 보면 가수요자들이 시장에서 사고팔면서 매매가를 올리는데, 이번 대책에서 수도권 중 새로 추가된 지역인 광명 같은 경우에도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단절돼 시장이 잠잠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도 "이번 대책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으로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지역은 여전히 실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이번 대책의 효과는 단타족과 같은 가수요를 걸러내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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