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국여행 금지조치 이후 100일 롯데면세점 매출 25% 감소·호텔 예약도 30% 급감 "사스 이후 유례없는 충격"…임직원 연봉 반납 등 자구책 마련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지난달 서울시내 면세점의 한산한 모습
중국의 사드 보복 직전인 지난 2월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루이뷔통 매장. 직원들이 몰린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한국여행 전면금지 조치(금한령)가 22일로 100일이 됐다. 중국은 롯데그룹이 지난 2월27일 롯데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키로 결의한 직후 현지 롯데마트에 대해 무더기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데 이어 지난 3월15일부터 한국 단체여행 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매월 수십만명씩 한국을 찾던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은 자취를 감췄고, 개장 전부터 긴 줄을 형성했던 시내면세점 고객도 뚝 끊겼다. 저성장으로 내수가 위축된 백화점업계도 씀씀이가 큰 중국인 덕분에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금한령 이후 매출이 가파르게 줄고 있다. 2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방한 중국인 관광객수는 지난 3월 전년대비 38.9% 줄어든데 이어 4월 65.1%, 5월 61.5% 등이 감소하며 석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면세점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이달부터 중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ㆍ미ㆍ중 3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사드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면세업계는 자구책 마련에 분주하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이 50% 가까운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15일 이후 매출이 25% 빠졌다. 중국인 매출이 40% 가량 빠졌지만, 5월 황금연휴 효과로 내국인 매출이 20% 가량 늘면서 만회한 결과다. 롯데면세점은 매출 감소세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을 대비해 팀장급 이상 임직원 40명이 연봉의 10% 자진반납키로 결의했다. 또 1년에 2회 개최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이달부터 매월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등 기타 국적 고객 유치와 일본과 동남아 등에서 문을 연 현지 매장의 매출을 늘리는 방안과 원가절감 및 비용감축 대책이 거론된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최근 사내게시판에 올린 서신에서 "사드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감소는 2003년 사스 사태를 제외하면 롯데면세점 창립 이후 유례가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우려했다. 다른 면세점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수년간 국내 면세업계는 밀려오는 요우커 덕분에 급성장을 이뤘다. 지난해에는 12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매출 성장률로만 43.5%에 달했다. 신규면세점 개장 효과로 올해 들어서도 2월 48%였던 매출 성장률은 3월 12.8%로 급감한 뒤 4월 1.6%까지 쪼그라들었다. 지난달의 경우 6.9%로 반등했지만 그동안 성장세를 감안하면 역성장이라는 것이 면세점 업계의 설명이다. 요우커 낙수효과를 누려온 백화점 업계도 본격적인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2.8% 줄었다. 호텔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라미드그룹에 따르면 금한령 이후 5월까지 예약률이 30% 이상 빠졌고, 롯데호텔의 같은 기간 예약률도 전년대비 30% 가량 줄었다.가장 큰 피해를 본 곳은 중국 롯데마트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현지 매장 99곳 가운데 74곳이 영업정지 13개 자율휴업 중이다. 롯데마트는 매월 1000억원 가량 손실을 보고 있다. 임영주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드배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금한령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사드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비공식적으로 진행됐듯 규제 완화도 비공식적으로 점진적인 완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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