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설 비판에 페북글 대응… '한국당 살아있다는 걸 보여줘' 즐기는 표정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비난 발언에 대한 회사측의 사과 요구에 사실상 불응하며 양측의 갈등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홍 전 지사는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 분을 모시고 있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전 지사가 언급한 이들은 홍석현 전 회장과 중앙일보로 풀이된다. 포문은 홍 전 지사가 먼저 열었다. 홍 전 지사는 최근 잇따라 홍석현 전 회장에 대한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 18일 여의도 기자간담회에선 "신문(중앙일보) 갖다 바치고 방송(JTBC) 갖다 바치고 조카(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시켜 청와대 특보자리 겨우 얻는 게 언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5년도 못간다는 것을 박근혜 정부에서 봤지만 언론은 영원하다"며 홍 전 회장을 지적했다.19일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한국당 타운홀 미팅에선 당 대표 레이스 경쟁자인 신상진 후보가 "외연 확장을 위해 언론과 관계도 좋아야 하는데 언론과 불편한 다툼이 일어날 수 있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자신을 비난하자 홍 후보는 전날 발언을 의식한 듯 "어제 한 이야기는 중앙일보에 대한 내용은 없었고, 사주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이야기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중앙일보, JTBC를 비롯한 매체를 총괄하는 중앙미디어네트워크는 "발언의 공식 철회와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홍석현 전 회장 개인의 명예는 물론 중앙일보·JTBC 구성원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법적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중앙일보는 홍 후보의 발언을 막말 수준이라며 거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20일에는 지면 한면을 할애해 <홍준표의 오만 "원(유철), 역량 보이면 난 사퇴 그러나 좀 힘들 것">, <"홍, 언제까지 빨갱이 장사" "대선 때 활용한 친박이 바퀴벌레?>, <'4. 19 의미' 되찾겠다던 홍준표 - 측근들은 주민소환 서명 조작>, <"입만 열면 남 헐뜯어 술 안 깬 주사파는 홍 전 지사 본인"> 등의 비난 기사를 쏟아냈다. 사설에서는 "홍 전 지사의 행태는 정치판에서 흔한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라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막말을 퍼부은 뒤 뒷감당이 안 되자 치사하게 빠져나가려는 술책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새 정부 편을 들고 있다는 홍 전 지사의 발언에도 "중앙일보는 대선 과정 내내 엄정 중립을 지켰으며 오히려 당시 문 후보로부터 직접 제소를 당한 언론사도 중앙일보"라고 맞받았다. 사설은 끝으로 "홍 전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비중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며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막말을 취소하고 사과하는 게 도리"라고 경고했다.홍 전 지사가 해당 사설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내놨다. 앞서 언급한 페이스북 글을 통해 그는 "대선에서 패배하고 국민들에게 잊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저에 대한 비난 기사는 아직 자유한국당이 살아 있다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당 대표 경선 레이스에 돌입하는 과정에서 진보 성향 정부와 인연이 있었던 주요 언론사 전 사주를 공격하는 노이즈마케팅의 성과가 쏠쏠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노무현 정부 1기 때 (홍석현 전 회장이) 주미대사로 간 것도 부적절했는데 또 노무현 정부 2기 때 청와대 특보를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권언유착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기에 그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한 것인데 발끈하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했다.아시아경제 티잼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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