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협상'vs'매각 무산' 갈림길…박삼구 우선매수권 부활할까

'상표권료 인상 제안' 우선매수권 부활 노림수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더블스타의 상표권 사용에 사실상 거절 입장을 내놓으면서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상표권료 협상'이냐 '매각 무산'이냐는 더블스타의 최종 결정에 달렸다. 더블스타가 상표권료 협상안으로 9550억원의 인수 가격 조정을 시도하거나 인수를 포기해 매각이 무산될 경우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이 부활할 지 여부도 관건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12일 오후 주주협의회를 열고 박 회장이 지난 9일 내놓은 상표권 사용 요건에 대한 더블스타의 입장을 공유하고 채권만기연장 여부 등을 논의한다. 앞서 지난 9일 박 회장 측은 더블스타에 금호 상표권 20년 사용, 해지 불가, 사용 요율 연결 매출액의 0.5%를 제시했다. 이는 더블스타가 요구한 5년 확정적 사용 후 15년 선택적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 요율 0.2%과는 큰 차이가 나는 조건이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제안한 상표권료 인상이 본입찰 조건의 중대한 변경 사유에 해당하는지 논의할 예정이다. 더블스타가 써낸 인수가(9550억원)의 밸류에이션과 상표권료가 연동하는 문제라면 상표권료 인상이 본입찰의 중대한 변경 사유에 해당하고, 더블스타는 인수가격 인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매수권 약정상 제3자의 인수가격이 입찰가 보다 낮아질 경우 매각이 무산된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인수가격 인하는 곧 매각 무산을 의미한다. 더블스타는 상표권료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며, 이같은 입장을 오늘 중 채권단에 공식 통보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낼 정도로 경영상황이 악화됐고, 이 같은 경영악화를 초래한 박 회장에게 연간 150억원, 매출액이 늘어날 경우 최대 200억원의 사용료를 지불한다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상표권료 인상을 수용하지 않는 더블스타가 유찰 외에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대응책은 많지 않다. 하지만 유찰로 재매각에 들어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할 경우 더블스타의 인수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협상에 나설 여지는 있다. 재매각만은 막겠다는 채권단의 의지도 높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우선매수권 지위를 이용해 매각방해행위를 하고 있다고 보고 채권단이 이를 제재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 회장이 애초에 더블스타가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을 제안한 것이 사용료를 협상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매각을 방해했다는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라는 점에서다. 2010년 박 회장이 산업은행과 체결한 우선매수권 약정서 상에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매각을 방해할 경우 우선매수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금호타이어 남경공장 조감도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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