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부터 칼퇴하라'…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의 '소통론'

'직원-회사-소비자' 연결고리…토니모리 성공 주요 발판부서ㆍ직급 구분X 아이디어 토론 수시로…히트상품 탄생수평적 조직문화 구축…야근 금지ㆍ현장 나갈 것 주문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겸 대표이사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직원의 마음을 읽지 못하면 소비자의 마음도 읽을 수 없다."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의 소통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직원과 회사와의 거리가 멀어지면 소비자와의 거리도 멀어진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한 그의 소통경영이 토니모리 성공의 주요 발판이 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최근 토니모리 방배동 사옥에서 업무시간 이후에 불이 켜져 있는 사무실은 크게 줄었다. 특히 격주로 있는 '수요일 패밀리 데이'에는 오후 6시 200여명 규모의 본사 전 임직원들의 PC 모니터 화면이 자동 종료된다. 배 회장의 소통론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그는 '임원들이 먼저 퇴근해야 직원들도 퇴근할 수 있다'며 임원들의 칼퇴(칼퇴근)부터 적극 독려했다. 나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여러 장소도 방문해 경험을 늘려야 된다는 것이 그의 주문. 하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그 시간에 밖에서 많은 경험을 해오라는 얘기다. 평소에도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먼저 직원들에게 다가간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200여명 규모의 임직원 경조사도 직접 챙길 정도다. 부서, 직급도 구분하지 않는다. 회의도 불시에 가볍고, 간단하게 진행한다. 긴장감이 감도는 경직된 회의시간에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탄생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실제 토니모리 히트상품들은 모두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토마톡스 매직 마사지 팩도 직원들과 대화 중 탄생한 대표 제품이다. 배 회장이 직원들과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고민하던 중 토마토에 피부를 화사하게 하는 화이트닝 성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제품개발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토마토 성분이 담겼다는 걸 적극 알리기 위해 용기 콘셉트도 토마토로 잡아 출시한 결과, 현재는 일부 매장에서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다. 참신한 아이디어 제품들은 유럽에서도 인기다. '재밌고 독특하다'를 콘셉트로 잡고 유럽시장을 공략한 결과, 감성적인 제품을 선호하는 20대 유럽 여성고객층을 매료시켰다. 대표상품은 매직푸드 바나나 라인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첫 개발 당시 내부 직원들도 제품의 성공 여부에 대해 반신반의했다"면서도 "각 팀별로 모여 끊임없이 바나나의 효능ㆍ효과를 연구한 결과 히트 제품으로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배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관계도 가족처럼 중요하게 여긴다. 토니모리는 전국 700여개 가맹점주 대상으로 상ㆍ하반기 마다 '한마음 소통세미나'를 연다. 올해 9회를 맞이한 이 세미나는 평균 400~500여명의 점주들이 참석해 함께 해외여행을 떠나는 프로그램이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참석 인원이 대규모인 만큼 비행기 4~5대는 예약해야 한다"며 "포상휴가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건 업계 유일한 사례"라고 전했다.한편 배 회장은 1984년 국내 1세대 화장품 회사 쥬리하 화장품 개발부에 입사하면서 뷰티업계의 길에 들어섰다. 현재는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태성산업과 토니모리의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설립 10주년을 맞아 '스트리트 컬처 브랜드'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재정립했다. 새 브랜드는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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