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로저 무어와 오드리 헵번의 '착한 인연' 화제

헵번의 인도주의 활동 권유로 1991년 유니세프 친선대사 맡아

로저 무어

영국 출신의 유명 영화배우 로저 무어(Roger Moore)가 23일(현지시간) 암투병 중에 스위스에서 별세했다. 향년 90세. 로저 무어의 가족들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매우 슬픈 소식을 전하려 한다. 아버지가 암 과 싸우다가 오늘 세상을 떠났다. 가족들은 현재 모두 큰 상실감에 빠져있다"고 밝혔다. 1927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 대전 중 군 복무를 마친 뒤 광고 모델과 단역 배우로 일을 시작했다. 서른을 넘겨서야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1973년 제임스 본드 영화인 '007 죽느냐 사 느냐'의 주연을 시작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이후 1985년 '뷰 투 어 킬'까지 7개의 제임스 본드 시리즈에 출연하며 12년 동안 가장 오랫동안 본드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가 됐다. 배우로서 큰 사랑을 받았지만 장년 이후에는 인도주의 활동에 눈을 떠 사회적으로 귀감이 될 만한 활동을 많이 했다. 로저 무어는 1983년 제임스 본드 옥토퍼시에 출연하면서 촬영지 인도의 빈곤 상황에 충격을 받아 제3제국의 인도주의 노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991년에는 유엔 아동 기금(유니세프)의 대사가 됐는데 동료 배우인 오드리 헵번의 추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 무어는 2007년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 활동한 공로를 인정받아 다그 함마르셸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그 함마르셸드상은 2대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함마르셸드의 이름을 딴 상이다.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수상식 오찬에서 "무어는 최장 기간에 걸쳐 비밀요원 007로 활동했으나 유엔의 친선 대사로 봉사했던 기간은 그보다 더 길다"며 "터프가이 역시 다른 사람들을 돌볼 수 있다는 사례를 몸소 실천했다"고 평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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