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연씨(오른쪽에서 네번째)와 부모(오른쪽에서 5,6번째), 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조철균(오른쪽에서 3번째)·고양석(왼쪽에서 4번째) 교수를 비롯, 박은순 간호부장(오른쪽에서 2번째) 등 화순전남대병원 의료진이 쾌유를 기원하며 하트표시를 하고 있다.
"조성연씨, 간경화·간암 투병 아버지 살려""화순전남대병원 조철균·고양석 교수 집도~병원, 딱한 사정 감안 치료비 일체 지원도" [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 “아들로부터 간을 이식받고, ‘어버이날’을 맞게 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사랑하는 아들과 아내, 그리고 치료비를 지원해주신 병원측에 고마운 마음을 어찌 전해야 할까요.” “간이식 수술후 하루하루 활력을 되찾아가는 아버지를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제 부친께 새 삶을 주신 의료진 여러분과 경제적인 도움을 준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갼경화와 간암으로 고통받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간을 이식한 효자아들이 있어 화제다. 수술을 맡은 화순전남대학교병원(원장 김형준)에선 환자 가족의 어려운 형편을 감안, 치료비 일체를 지원해줘 훈훈함을 더했다. 광주 하남공단에서 근무하던 조성연(25)씨는 투병중인 아버지 조남석(56)씨에게 간을 기증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지난달 7일 화순전남대병원 조철균·고양석 교수(간담췌외과)의 집도로 간이식 수술은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조성연씨가 아버지의 병을 알게 된 것은 작년 연말이었다. 평소 건강체질이라 자부하던 아버지는 갑작스레 배가 아프다며 입원했다가 중증질환 판정을 받았다. 진단 결과는 절망스러웠다. 간경화와 간암 증상으로 인해 6개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 아버지에게 필요한 최선의 조치는 생체 간이식수술이었다. 주변사람들로부터 화순전남대병원 간담췌종양 클리닉(부장 고양석)의 명성을 듣게된 성연씨와 가족들은 급히 화순으로 향했다. 간담췌외과를 비롯, 진단검사의학과(신명근 교수), 소화기내과(주영은·조성범 교수), 영상의학과(정용연·강양준 교수), 병리과(이제혁 교수) 등 협진 시스템이 신속히 가동됐다. 우선 적합한 간 기증자를 찾는 일이 시급했다. 성연씨와 전북 군산에서 학사장교로 근무중인 그의 형 성윤(28)씨는 자신의 간을 기증하겠다는 의향을 전했다. 사전검사 결과 성연씨와 부친의 혈액형이 같아, 기증자로 낙점됐다. 조철균·고양석 교수의 집도로 고난도 수술이 수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간이식 수술을 집도한 화순전남대병원 고양석 교수가 조성연씨와 그의 아버지에게 수술후 관리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수술후 회복속도가 빨라 성연씨는 먼저 퇴원했다. 부친의 수술경과도 좋아 날마다 쾌유 희망을 더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기적같은 일”이라며 퇴원을 앞두고 운동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성연씨는 부친을 지켜보며 안도하면서도, 최근 새로운 걱정 때문에 잠을 설쳤다. 평동공단에서 조그만 금형가공업체를 운영하던 부친의 입원과 자신의 퇴사로 치료비 마련은 물론 가계형편조차 어려워진 것. 딱한 사정을 알게 된 병원에서는 성연씨 가족을 돕기 위해 치료비 일체를 지원했다. 병원의 도움으로 시급한 치료비는 해결됐지만, 성연씨는 여전히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입원중인 아버지, 간병중인 어머니를 대신해 하루 빨리 몸을 회복해 가장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큽니다. 하지만 아버지·어머니의 건강이 최우선이죠. 예전처럼 화목한 가정을 되찾고,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어 행복합니다.”부모님을 양팔로 안으며, 미소짓는 그의 모습이 듬직해보였다. 수술을 집도한 고양석 교수는 “간이식 수술 못지않게 수술후 관리도 중요하다”며 ”아들의 효심에다 부모님 모두 긍정에너지가 넘쳐, 주변의 도움이 더해진다면 회복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손을 맞잡고 봄꽃이 활짝 핀 병원내 정원으로 나선 성연씨와 아버지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올랐다.노해섭 기자 noga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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