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의 배구 사랑, 팀의 방향을 바꾸다

코치 경험 없는 최태웅 감독 발탁 '문화 만들어 달라'
300억짜리 훈련장 등 지원도 화끈
현대캐피탈, 10년 만에 V3로 결실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정태영 구단주(왼쪽)가 지난 3일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고 최태웅 감독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사진=김현민 기자]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액션영화 같잖아요."정태영 현대카드 겸 현대캐피탈 부회장(57)의 배구 예찬이다. 그는 "두 시간 동안 공격과 수비가 쉴 새 없이 전개되고, 한 세트 안에서도 분위기와 흐름이 순식간에 바뀐다. 그 역동성이 아주 짜릿하다"고 했다. 그는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구단주로서가 아니라 배구 팬으로서 경기에 몰입하곤 한다. 현대캐피탈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5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1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2패로 우승했다. 2006~2007시즌 이후 10년 만이자 2005~2006시즌 포함 통산 세 번째 우승. 정 부회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선수단에 우승 메달을 수여하고, 코트에서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라커룸으로 향했다. 선수들이 사진 촬영과 인터뷰 등을 하는 동안 최태웅 감독(41)과 경기를 복기했다. 뿌듯한 표정이었다."3세트 같은 경기 내용이 제일 재미있더라. 오른쪽 왼쪽으로 공격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편하게 경기하는 모습이 좋다. 1차전을 진 팀이 우승할 확률이 10%를 조금 넘는다던대 그걸 해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과 우승 기념 샴페인 세리머니를 즐긴 정태영 구단주(가운데)

정 부회장은 배구단과 끈끈한 감정을 공유한다. 선수들과 라커룸에서 온몸이 흠뻑 젖을 때까지 샴페인 세리머니를 하고, 휴대전화에 이 장면을 여러 번 담았다. 선수단이 감사의 큰 절을 하자 감격하며 맞절도 했다. 최 감독은 우승한 다음 가장 생각나는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사령탑을 맡겨준 구단주"라고 했다. 최 감독은 2015년 4월 2일 만 서른아홉 살에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았다. 코치 경험도 없이 현역 선수로 뛰다가 감독이 된 파격 인사였다. 정 부회장은 "주위에서 우려했지만 결코 어린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최 감독에게는 "현대캐피탈 배구단만의 문화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선수 구성이나 전술 운영 등은 감독의 역량대로 풀어가되 구단이 지향할 가치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그는 "감독이 강요하면서 팀을 이끌면 단기간에 성적을 낼지는 몰라도 그 효과가 오래가기 어렵다. 자유로운 분위기로 소통하고 신뢰하면서 융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게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가치와도 잘 맞는다"고 했다. 지원도 화끈하다. 공사비 야구 300억 원을 들여 2013년 7월 18일 충남 천안에 문을 연 전용 훈련장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가 대표적이다. 팬 중심 이벤트와 마케팅으로 호응을 얻어 연고지인 천안을 '배구특별시'로 바꿨다. 정 부회장은 "천안 시민들의 배구 사랑이 각별하다. 구단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포츠레저부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