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호선과 7호선 일부…눈을 쏘는 광선 공해에 승객들 불만
지하철 터널 동영상 광고
#. 서울 강동구에 사는 주부 김경숙(가명)씨는 최근 지하철을 타는 것이 조심스럽다. 김씨가 지하철을 꺼려하게 된 것은 얼마 전 달리는 지하철 창문 밖으로 보이는 동영상 광고를 본 뒤다. 불안장애를 앓고 있는 김씨는 갑작스런 동영상 광고로 인해 약간의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김씨는 이후 지하철 동영상 광고가 보이면 빨리 시선을 돌리거나 자리를 피하게 됐다. 지하철 터널 동영상 광고가 일부 승객들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는 지하철의 수익 개선을 위해 광고가 시작됐지만 이를 빛공해로 느끼는 시민들이 더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부터 5호선과 7호선 일부 구간에 터널 동영상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이 광고는 지하철 터널 벽에 다수의 LED(발광다이오드)를 설치해 달리는 전동차에서 보면 잔상 효과로 인해 동영상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공사는 2009년 이 광고를 잠시 도입했다가 일부 문제로 인해 중단했다 7년만에 다시 도입했다. 터널 동영상 광고는 시각적인 자극으로 인해 광고 효과가 뛰어나고 이런 방식의 광고를 처음 본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느낌을 주게한다. 문제는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등을 앓고 있는 일부 시민들에게 이같은 광고가 예기치 못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빛에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LED의 눈부신 빛이 또 다른 공해로 느껴질 수도 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씨(31)는 “처음에는 터널 동영상 광고가 신기했지만 자꾸 보다 보니까 눈이 부시고 빛공해로 느껴지기까지 해 최근에는 광고가 나오면 시선을 피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불편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음에도 공사가 이같은 광고를 진행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도시철도공사는 최근 몇 년 동안 1000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공공성 때문에 지하철 요금을 쉽게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 공사는 터널 광고 같은 새로운 광고 수익이나 부대 수익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 터널 광고로 공사는 수년간 10억원대의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하철 광고
공사는 터널 동영상 광고 외에도 에스컬레이터 옆 벽면 동영상 광고나 승강장 음성광고 등 다양한 광고로 추가 수익을 내려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터널 광고가 어두운 터널 구간에서 영상이 표출돼 일부 승객이 불편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를 예방을 위해 밝기를 최소로 조정해 표출하는 등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터널 광고 계약은 2021년 4월까지 맺었다”며 “현재 구간 외에 추가적인 증설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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