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지금 만나러 갑니다]'격식' 빼고 '실속'…리무진 대신 배송탑차 타는 빅5 치킨 회장님

18개월간 현장 1200여곳 다녀…'성실함'이 가장 큰 무기내실 주력 경쟁사와 차별화…배당금 절반 대안학교 설립

현철호 네네치킨 회장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1990년 학교 옆 작은 슈퍼마켓이 전부였던 삶은 한 육가공업체에 입사하면서 변화가 생겼다. 입사 1년여만에 회사 부도로 다시 야인이 됐지만 이때 익힌 닭고기 사업을 토대로 1994년, 현재 네네치킨의 모회사인 '혜인식품'을 세웠다.현철호 네네치킨 회장은 "대학졸업 직후부터 막연하게 가졌던 국내 프랜차이즈 사업 운영에 대한 꿈은 마니커를 다니면서 더욱 구체화됐고, 이후 지금의 규모를 갖추게 된 것은 9년에 걸쳐 이뤄낸 것"이라며 "향후 다국적기업인 카길처럼 키워내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매장 1200여개를 운영하고 있는 네네치킨은 2015년 기준 영업이익률이 국내 5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중 가장 높다. 지난해에도 네네치킨은 매장 수가 더 많은 경쟁업체들보다도 영업이익면에서는 실속을 더 챙겼을 것으로 전망된다.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고 점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발로 뛰며 소통한 덕분이다. 12일 서울 창동의 네네치킨 본사에서 만난 현 회장은 네네치킨의 성공 비결 대해 '성실함'을 꼽았다. 현 회장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까지 18개월간 물류배송 탑차를 타고 직접 1200여개에 달하는 전국의 가맹점을 빠짐없이 돌며 점주들을 만났다. 2010년 가맹점 순회를 시작한 이래 세 번째 전국 일주다.현 회장은 "가맹점이 200개가 넘어가면서부터 직접 점주들을 만나는 게 쉽진 않았다"며 "하지만 점주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영업하고 있는지 모른 채 사무실에서만 지시하는 건 최고경영자(CEO)로서 성실치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새벽 3시30분 지사에 도착해 물류배송직원과 함께 탑차에 올랐고 하루 평균 10~15개 가맹점을 돌며 현장에 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렇게 모인 가맹점주 의견은 네네치킨 경영에 실제로 반영했다.현 회장은 "처음에는 '저러다 말겠지'라는 시선이 많았는데 하나도 빠짐없이 가맹점을 돌다보니 본사와 가맹점 사이에 신뢰가 더욱 곤고해졌다"며 "가맹점주가 공통적으로 신제품 개발 필요성과 시장포화로 인한 어려움 등을 얘기했는데 회사 운영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들은 적극 투영시킬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현 회장은 지난해 실시한 배당에 대해서도 운을 뗐다. 네네치킨은 지난해 7년만의 배당을 실시하면서 한 해 순익의 절반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해 과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쌓아둔 현금이 500억원에 달하지만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논란이 됐다.이에 대해 현 회장은 "시장 불안이 커서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 신규 투자처를 물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블루오션이 될 줄 알고 중국과 미국 등에 진출한 경쟁업체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적자를 이어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며 섣부른 시장확대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또한 경쟁사들이 규모와 외형에 집중할 때 네네치킨은 내실에 주력했던 것도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네네치킨의 본사 직원은 40여명. 같은 매출 규모의 경쟁사는 400여명이다. 회장 직함 정도면 별도 운전기사를 둘 법한데 현 회장은 지금도 직접 자차를 몰고 출퇴근한다. 주말마다 골프치러 다니는 여느 회장님들과도 다르다. 술도 잘 못마셔 유흥비로 돈을 쓰는 일도 없다. 이날 인터뷰 날에도 간만에 차려입었다는게 낡은 외투에 목걸이로 멋을 냈을 뿐이었다. 이렇게 줄인 비용으로는 사회환원에 힘쓰려고 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금으로 받은 순액 48억원에서 20억원을 다문화가정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 설립에 썼다.현 회장은 올해 가맹점주들의 수익 증대와 해외 매장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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