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관광객 전원 하선 거부는 시작에 불과…15일부터 경제보복 본격화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국제크루즈선을 타고 제주를 찾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3428명 전원이 하선을 거부하면서 제주 관광업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경제 보복이 금주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제크루즈선인 코스타 세레나호(1만1000t급)는 11일 오후 1시께 제주항 외항에 기항했다. 관광객들은 입국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배에 대기했다. 중국인 관광객 일부가 하선을 거부한 일은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전원이 하선을 거부한 것은 국제 크루즈가 제주에 기항해온 1990년대 말 이래 처음이다. 이 크루즈선은 결국 기항 4시간 만인 오후 5시께 다음 기항지인 중국 톈진으로 출항했다. 도 관계자는 "크루즈가 기항하는 순간까지도 아무런 통보가 없다가 배를 댄 뒤에서야 현지 여행사가 승객 하선을 취소한다고 통보해왔다"고 했다. 이들을 태우고 자연 관광지 등으로 가려고 대기했던 전세버스 80여대의 운전기사와 관광안내사 등은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렸다. 이들을 기다리던 면세점 등 유통업체들도 혼란에 휩싸였다. 노골적인 보복은 금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 3일 현지 여행사들에 '15일 이후 한국 관광상품 전면 판매 금지'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미 코스타 크루즈는 오는 16일부터 6월30일까지 코스타 세레나호와 코스타 아틀랜티카(8만5000t급)호의 52차례의 제주 기항을 취소했다. 차이니즈 타이산 크루즈(2만4000t급)는 다음달 3일부터 8월31일까지 예정됐던 28차례의 지주 기항을 포기했고, 톈하이 크루즈도 오는 15일부터 5월30일까지 한국을 찾지 않는다. 로얄 크루즈와 스카이씨 선사도 최근 35차례의 제주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지난해 크루즈선 한 대에 탑승한 중국인 관광객은 평균 2300명이다. 15일 이후 예약이 전면 취소된 도내 전세버스는 물론 면세점, 숙박업소 등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다. 한 전세버스 관계자는 "차량 할부 대금은커녕 차량 유지비 등도 메우기가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했다. 한 숙박업소 관계자도 "15일 이후 예약이 70% 가까이 취소됐다"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제주 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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