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드 몽니]최악 위기 내몰린 롯데의 中사업…신동빈, 출구전략 '고심'

롯데, 오늘 정부에 사드 해결 협조요청 공문 지난 4일부터 중국 롯데마트 4개매장 영업정지中, 대놓고 사드보복…출구전략 '고심'

지난 5일 중국 길림성에서 마오쩌뚱 사진을 든 중국 활동가들이 한국 상품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중국 정부가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노골적인 '롯데 죽이기'에 나섰다. 그동안 중국내 롯데 매장에 대한 시설점검 등 위협의 수위를 점점 높이더니, 롯데마트 4개 매장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실질적인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는 이날 사드와 관련된 정부부처에 중국 진출 기업의 피해와 기업활동 위축에 대해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다. 롯데는 전날 황각규 경영혁신실장 주재로 중국 현황 점검 회의 이후 정부가 조속히 사드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정지는 정상적인 행정이 아니다"면서 "행정적 조치에 대한 보완 후 재개장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사드는 국가안보를 위한 조치였던 만큼 정부가 노력해줄 것을 계속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소재 롯데마트가 소방법 위반으로 영업정지를 당하는 등 4일 하루 동안에만 중국내 총 4곳의 롯데마트가 동시에 영업정지를 당했다. 롯데는 지난해 말까지 중국에서 롯데마트 99개, 롯데슈퍼 16개 등 115개의 유통매장을 운영했지만, 중국 당국의 사드 압박이 시작된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는 베이징 롯데슈퍼 3곳을 철수하면서 현재 112개 매장이 있다. 지난 4일부터 4개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108개 매장만 영업 중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중국내 반롯데 감정이 확산되면서 매출이 급감할 위기에 처해졌다. 중국에선 롯데와 국방부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 지난달 28일 이후 롯데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이제는 한국 상품 불매운동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외신에 따르면 5일 중국 길림성에선 중국 공산당을 건국한 마오쩌둥 사진을 든 활동가 10여명이 한국 상품 불매운동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2008년 5월 네덜란드계 중국 마크로사로부터 8개 점포를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고, 이듬해 10월에는 중국의 대형마트 타임스 점포를 인수하며 중국 대형마트 시장에서 12위(매출기준)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8년 만에 처음으로 1조원대 아래인 857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27.8% 줄어든 규모다. 중국 지역의 할인점(마트) 부진이 주요 원인이었다. 회사의 중국 지역 적자 폭은 지난해 최소 2000억~3000억원 수준을 보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롯데 중국사업은 2015년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장남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신동빈 회장이 주도한 중국사업의 부진을 보고했고, 이에 격노한 신 총괄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이른바 손가락 지시를 통해 신 회장을 이사회에서 해임하기도 했다. 신동빈 회장의 반격으로 경영권은 지켰지만, 중국 사업을 둘러싼 형제간 갈등은 소송전으로 비화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이 중국 영업권 가치를 재산정하는 과정에서 장부상으로 3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봤다고 공시하자 신 회장과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 롯데쇼핑 공시 책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일각에선 롯데마트 영업정지 등 사드보복이 확산될 경우 중국 사업 철수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드가 그동안 '계륵'이었던 중국에서 롯데가 자연스레 철수할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국가가 토지 소유권이 있는 중국의 경우 장기임대 매장인 만큼 쉽사리 철수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다. 중국 당국이 임대계약 파기를 이유로 재산을 압류할 수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이마트가 중국에서 철수할 때처럼 모든 재산을 다 놓고 나가라고 할 것이 뻔하다"고 전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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