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김연아 장학금 탄 '연아 키즈'
한국 피겨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
대표팀, 14년 만에 종합 2위 탈환
26일 일본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금메달리스트 최다빈이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최다빈(17·수리고)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가장 크고 화려하게 빛났다. 피겨 여왕 김연아(27)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남겼다. '포스트 연아' 찾기에 목말랐던 우리 여자 피겨스케이팅에 혜성처럼 등장한 보물이다.최다빈은 26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끝난 대회 피겨 여자 싱글에서 총점 187.54점(개인 최고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우리 피겨가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첫 금메달. 폐회식에서는 종목별 우승자가 출전하는 갈라쇼도 했다.1986년부터 시작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우리 피겨가 거둔 최고성적은 동메달 두 개(1999년 아이스댄스 양태화-이천군, 2011년 여자 싱글 곽민정)였다. 김연아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없다. 그는 2007년 중국 창춘 대회를 앞두고 허리를 다쳐 출전을 포기했고, 2011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도 나가지 않았다. 최다빈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값진 성과를 얻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남겼다.최다빈은 김연아와 각별하다. 김연아가 2007년 1월 28일 광고 출연으로 얻은 수익금 1200만원을 피겨 유망주 여섯 명에게 장학금으로 전달했는데, 최다빈이 최연소(만 7세) 수상자로 뽑혔다. 김연아가 졸업한 고등학교에 진학하며 피겨 스타의 꿈을 키웠고, 현재 같은 매니지먼트 회사에 있다. 최다빈은 "(김)연아 언니가 대회를 앞두고 조언을 해줘서 큰 힘을 얻었다"고 했다.
최다빈 /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그는 발목을 다친 박소연(20·단국대) 대신 차순위 자격으로 아시안게임에 나갔다. 다음달 29~4월 2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7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도 '대타'로 나간다. 대표 선발전을 통과한 김나현(17·과천고)이 발목 부상으로 출전권을 양보했다. 중요한 대회다. 순위에 따라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결정된다. 1,2위 선수의 국가에는 티켓을 각각 세 장, 3~10위는 두 장씩 준다. 지난해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에서 10위를 한 미라이 나가수(24·미국)의 점수는 186.65점이었다. 최다빈이 개인 최고점만 유지해도 톱10에 진입할 수 있다. 그는 "아시안게임처럼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평창올림픽에서 (김)나현이와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도록 힘을 내겠다"고 했다.우리나라는 최다빈의 '금빛 마침표'로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열다섯 개를 따겠다"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2003년 일본 아오모리 대회 이후 14년 만에 종합순위 2위(금메달 16개·은메달 18개·동메달 16개)도 탈환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이 금메달 여섯 개, 쇼트트랙이 다섯 개를 따 '효자 종목' 역할을 했다. 설상에서도 이상호(22·한국체대·스키 스노보드 2관왕)와 김마그너스(19·크로스컨트리), 정동현(29·하이원·알파인 회전)이 금메달 네 개를 보탰다. 아이스하키(남자 은메달)와 컬링(여자 은메달·남자 동메달), 바이애슬론(김용규 동메달)까지 입상 종목도 다양해져 평창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김상항 선수단장(62)은 "이 대회 경험을 기회로 삼아 평창에서 우리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더 큰 열매를 맺기를 기원한다"고 했다.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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