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 막아라 노동조합 주총장 점거 사측도 안건 통과 위해 안간힘
27일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현장에서 노사가 대립하고 있다.
[울산=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현대중공업의 분사를 위한 주주총회가 노동조합과 사측의 극한 대립을 벌이는 가운데 27일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오전 10시 시작됐다. 현재 분사를 반대하는 노동조합측과 분사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사측은 단상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고성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급기야 의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주총은 시작 전부터 주총장 안팎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건물 밖에선 우리사주를 보유하지 않은 일부 노조원이 막무가내로 들어가려다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이들은 경찰 등의 제지를 받고 나서야 물러났다. 사측이 부른 용역들은 팔짱을 끼고 대오를 형성하며 이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인간방패막을 쳤다. 주총장은 빨간띠를 두른 노조원들로 가득찼다. 이들은 새벽 5시부터 대기해 주총장 앞자리를 대부분 점령했다. 오전 9시 경에는 420석 가량의 주총장 좌석이 노조원들로 대부분 채워졌다. 노조는 주총장 안에서도 사측과 마찰을 빚으며 실랑이를 벌였다. 노조원들은 주주입장 전부터 주총장에 먼저 와있던 사람들을 지목하며 나가달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사측은 "주총 행사 질서유지를 위한 인원"이라고 맞대응했다. 일부 노조원들은 "회사가 그동안 거짓말한 것들을 이 자리에서 다 말하자"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노조의 계속된 발언에 사측 용역들이 단상 옆으로 자리를 옮기자 노조원들은 "지금 주총 장소 옮기는 것 아니냐"며 고성이 오갔다. 노조는 진행요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절차상 주주자격에 문제가 있다, 고민하지 말고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진행요원은 퇴장했다. 반대로 사측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노조측 인원이 더 들어갈 수 있게 해달라는 노조의 요구에 "꽉 차서 더 못 들어간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총 2개의 안건이 처리된다. 현대중공업의 비(非)조선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신설회사에 감사위원회 위원을 선임하는 내용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사회를 열어 현대중공업의 전기전자, 건설장비, 로봇사업부문을 분할하는 내용을 의결한 바 있다. 이번 임시 주주총회는 사업분할의 마지막 절차다.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면 현대중공업은 오는 4월1일부로 분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각 사업부문은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로 새 이름을 달게된다. 이미 물적분할을 완료한 현대그린에너지(태양광발전사업)과 현대글로벌서비스(선박 사후관리업)은 각각 현대중공업, 현대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된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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