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정문 앞에서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거래소 지주회사법 폐기 등을 주장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코스닥시장 분리는 ‘묻지마 상장’으로 증시에 거품을 만드는 것밖에 안 된다. 버블은 반드시 붕괴되기 마련이고 그 손실은 대부분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한국거래소노동조합은 2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정문 앞에서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 폐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어 거래소 지주화를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심의하고 24일 회의에서 가결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 법은 이진복 바른정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주회사로 전환되고 거래소 내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 등이 자회사로 분할된다. 두 노조는 ‘금융공공성 파괴하는 자본시장법 파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이 법안은 자본시장 활성화와 거래소 경쟁력 강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자본시장 관치와 비효율만 심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지주회사에서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지배갈등, 낙하산 인사 문제가 번번이 불거져 나오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또 이들은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모든 비효율은 시장참가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가뜩이나 고사 직전인 증권산업은 사양화의 길로 접어들게 되고, 증권노동자들은 마지막 생존권마저 박탈될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만약 내일(24일) 법안이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다면 거래소 노조는 즉시 총파업을 불사한 총력투쟁에 돌입한 것”이라고 밝혔다.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추진하는 정책을 이어갈 수는 없다는 의견도 제기했다. 김현정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지난해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이 내정됐을 때 우리는 그를 ‘관피아’ ‘정피아’라는 이유로 반대했었다”며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낙하산 인사를 막지 못한 국회가 이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국회는 개정안 논의를 즉시 중단하고 거래소가 얻은 이익을 어떻게 증시발전을 위해 사회에 환원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 역시 “이 법안은 19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가 20대 국회에서 다시 살아난 ‘좀비 법안’이다”며 “박근혜 정권 적폐의 산물이 여소야대 국회에서 통과될 수는 없다”며 “개정안이 내일(24일) 통과된다 하더라도 노조 차원에서 끝까지 막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김호열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증권영업본부장도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은 전혀 명분이 없다”며 “거래소가 자회사로 분할된다면 서로 이윤만 추구하게 돼 금융공공성은 파괴될 것”이라고 일갈했다.한편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와 거래소노조 측은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해 이들의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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