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패션왕국' 편집숍에 꽂히다…영패션 '언더라이즈' 준비

신설한 미래사업부 중심, 신성장 사업 적극 점토 유명브랜드 잇달아 인수한 현대百, MD역량 강화 '속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패션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유명 패션 브랜드를 잇달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운 데 이어 전문 편집숍을 통해 상품기획(MD) 역량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신설한 미래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패션, 잡화, 액세서리, 네일아트 등 화장품 등을 아우르는 영 패션 편집숍 '언더라이즈(Unere Rise)' 오픈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인 개점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외 영 패션 브랜드의 제품을 선보이거나 공동개발해 출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세부 전략에 따라 문구용품을 비롯한 팬시 상품, 실내 인테리어용품 등을 함께 취급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영 패션을 콘셉트로 삼는다는 운영 방식과 편집숍 이름(언더라이즈) 정도를 구상한 상태"라면서 "구체적인 형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MD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브랜드를 소개하기 위한 매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집숍 형태의 전문 매장 운영에 현대백화점은 수년간 공을 들여왔다. 대표 매장으로 바이어가 직접 브랜드를 구성해 전개하는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숍 '데님바'가 있으며, 최근 자체브랜드(PB) 강화를 위한 '폼(FOURM)스튜디오'를 선보였다. 폼스튜디오는 한섬, 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등 그룹 내 계열사와 협업해 시너지를 내는 구조로 각각 패션, F&B, 라이프스타일, 코스메틱 등 사업을 맡는 형태다.

언더라이즈 BI

현대백화점은 신규사업이나 편집숍 등을 통해 성장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미래사업본부'도 올해 초 신설했다. 팀이 아닌 본부 단위로 조직을 키우고 황해연 부사장이 본부장을 역임하며 관련 사업을 챙기는 구조다. 그간 편집숍 운영과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역할을 맡아온 김수경 상무도 미래사업본부 소속이다. 정 회장이 주도하는 패션사업 강화전략은 이미 성과를 거두는 단계에 진입했다.2012년 1월 4200억원에 인수한 한섬은 2015년 턴어라운드를 거쳐 지난해 7119억원의 매출, 7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익률은 10%대에 육박한다. 타임, 마인, 시스템, 덱케 등 30여개 국내외 브랜드를 갖춘 한섬은 비교적 높은 제품가격에도 불황 속에서 견조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한섬을 통해 오브제, 오즈세컨, 세컨플로어 등 국내 브랜드와 타미힐피거, DKNY, 클럽모나코, 캘빈클라인 등 12개 브랜드를 갖춘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3261억원에 인수하며 보폭을 넓혔다. 같은 시기 국내 패션업계의 대표기업인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코오롱FnC는 실적 역신장, 사업구조 조정 등을 거치며 부진을 겪고 있다. 외형을 갖춘 현대백화점이 MD 및 디자인 역량을 강화, 본격적인 성장에 나선다면 단숨에 패션 상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공격적인 인수를 통해 이미 패션사업 진출 5년 만에 '빅4'로 거론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에서 최근 MD 역량 강화가 핵심적인 성장 키워드, 최대 과제로 여겨진다"면서 "긴 불황으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이익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인기 브랜드를 갖추게 된 현대백화점 역시 편집숍을 통해 백화점 고유의 MD 역량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간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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