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상체제] 9년만에 멈춰선 '사장단 회의'...'불안한 침묵'

22일 삼성 수요사장단회의가 취소한 가운데 조용한 삼성 서초사옥 로비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으로 총수 부재 엿새째를 맞은 삼성그룹이 차분한 수요일을 맞았다. 22일 삼성그룹은 매주 개최하던 수요사장단회의를 열지 않았다. 수요사장단회의는 매주 수요일,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서초사옥에 모여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강연을 듣고 현안을 공유하는 자리다. 해외출장 일정이 잡히지 않는 한 대부분의 사장들이 참석한다. 각 계열사별로 특별한 이슈가 발생한 경우 해당 사장으로부터 한 마디를 듣기 위해 몰린 취재진들로 서초사옥은 새벽부터 북적인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수요사장단회의도 미루는 쪽으로 초점이 모아졌다. 취재진들의 관심을 끄는 사장단회의 대신, 계열사별로 비상경영에 집중하고 차분히 사업에만 몰두하자는 취지다.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는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차장(사장) 역시 피의자 신분이라 외부 공개 일정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사장단회의 취소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이 2008년부터 시작한 수요 사장단 회의를 중단한 것은 이례적이다. 연말·휴일 등을 제외하고는 회의가 취소된 전례가 거의 없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삼성 미래전략실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벌인 지난해 11월23일에도 회의는 예정대로 열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그룹 내외부가 어수선해 일단은 중단한 것"이라며 "외부에서 쏠리는 시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삼성그룹과 삼성계열사들에서는 일단 현안들은 늦추고 보자는 분위기가 생성됐다. 사장단 인사도 이 부회장에 대한 1심이 선고된 후에야 진행될 것으로 보이며 아직 신입 공채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3월경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배구조 개편 방안 발표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미래전략실 해체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서 직접 밝힌 내용인 만큼, 무기한 연기하기에도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한 내용인 만큼 미래전략실 해체는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다만 이 부회장이 구속된 만큼 그 시기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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