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회장 승부수, 동남아에 꽂힌 까닭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왼쪽)이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엔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의 환담을 갖고 기념품을 받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아세안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경영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윤 회장이 2014년 11월 취임이후 공을 들여온 동남아 시장에서 2년여 만에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이다. 13일 KB금융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 11일 베트남을 시작으로 1주일간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직접 챙길 계획이다. 윤 회장이 취임 이후 2015년과 지난해 각각 한차례씩 국제통화기금(IMF) 연차 총회를 방문하기 위해 해외 출장에 나선 것을 제외하면 해외 사업장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윤 회장이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매각을 통해 손실을 털어내면서 글로벌 경영에 다시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해외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을 주문해왔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베트남, 캄보디아 등 메콩강 주변의 동남아 국가와 중국 등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영업망을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고 BCC전철을 밟을 수는 없었다. 윤 회장은 신중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 초 보스턴컨설팅그룹(BCG)와 함께 그룹 차원의 중장기 해외진출 로드맵을 마련했다. 그러면서 해외진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준비과정을 철저히 마쳤다. 2년전 그의 다짐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베트남 은행업 진출, 라오스 자동차 리스사업, 캄보디아 3번째 지점 개소, 미얀마 소액대출 시장 진출 등의 현지 사업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윤 회장은 지난 11일 첫 방문지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KB국민은행 하노이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요청했다. 윤 회장은 장기적으로 은행업 진출 확대와 카드ㆍ증권 분야 신규 진출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 응우옌쑤언푹 총리도 "적극적인 사업 진출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B국민은행은 호찌민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베트남 정부에 하노이 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신청하고 인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KB증권과 KB카드도 베트남 진출을 타진 중이다. 윤 회장은 13일에는 라오스로 이동, 'KB 코라오 리싱컴퍼니(KB KOLAO Leasing Company)' 개소식에 참석한다. 이 법인은 KB금융이 KB캐피탈,국민카드,한국계 코라오그룹과 함께 라오스에 설립한 자동차 할부금융회사이다. 윤 회장은 이어 캄보디아로 건너가 KB국민은행의 세번째 캄보디아 지점 개소식에 참석하고, 중앙은행 관계자를 만나 캄보디아 제휴 확대 등을 검토한다. 마지막 일정인 미얀마에서는 KB국민은행의 현지 소액대출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앞서 지난해 KB국민은행은 미얀마 정부에 소액대출 법인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 윤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미얀마 건설부와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주택개량과 신축은 물론 주택금융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합의할 계획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의 이번 동남아 출장은 글로벌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동남아를 비롯 해외시장에서 KB금융 계열사들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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