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민생·경제법안 논의 지지부진…대선정국에 밀려 개혁입법 타이밍 놓치나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여야는 2월 임시국회를 민생과 직결된 개혁과제를 해결하는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되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입법활동은 뒷전으로 밀릴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회에 계류된 각종 민생·개혁법안 처리는 뒷전에 두고 조기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말의 성찬'만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여야 4당 원내대표가 개혁입법 처리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지만, 민생과 직결된 법안들에 대해 합의점에 도달하진 못했다. 여야는 민생과는 직접적 관련이 없는 국회·선거관련 법안에 대해서만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번 조기대선에서 재외국민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과 청문회 불출석 증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국회 증언·감정법 개정안 등이 그것이다. 이처럼 정치권이 대선정국에 매몰되면서 취업난과 체감물가 상승으로 악화되는 서민경제를 살릴 구체적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여야 모두 재벌독식구조를 극복하고 경제정의를 실현할 개혁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개혁입법의 골든타임을 놓쳐 선언적 구호에 그칠 수 있다. 특히 국민 경제생활에 실질적 제도로 정착시킬 입법 활동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여야는 상임위원회 중심의 입법 논의를 통해 법안을 심사·처리하는 '상임위 중심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어 매번 늑장·졸속 처리 비판을 받고 있다.
대권주자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근로시간 단축 공약으로 제시한 '퇴근 후 SNS 업무지시 금지법'은 신경민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발의한 일명 '퇴근 후 업무 카톡 금지법'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 법안 역시 지난해 11월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된 이후 제대로 된 논의조차 안 된 상태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3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을 개정해 권리금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내용의 임차인 재산권 보호 관련 법안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여야 의원들이 발의해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정 원내대표가 이날 제시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확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 재벌개혁 방안들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은 정책쇄신의 일환으로 관련 개정안들을 새로 발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야당이 발의한 법안을 상임위 내에서 심의·처리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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