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23일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자신의 일기장을 공개하는 등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반 전 총장의 법률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는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뇌물죄가 성립되려면 누가 누구에게 무엇때문에 무엇을 언제 어디서 등 7가지의 요소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맞아야 한다. 하지만 이 사건의 의혹은 7가지중 단 한가지도 특정하지 못하는 한마디로 '7대 불가사의'의 유령들이 등장하는 소설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박 전 의원은 반 전 총장 직접 작성한 2005년 5월3일자 일기장을 공개했다. 앞서 한 언론은 반 전 총장이 외교부 장관이던 2005년 5월3일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베트남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쯤 박 전 회장이 20만 달러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반 전 총장의 일기장에는 "베트남의 니엔 장관이 방한해 열린 만찬 참석자 중 부산에서 사업하면서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근무하는 사업가인 (빈공간) 회장을 초청했는데 이분은 대통령 후원자라 그런지 태도가 불손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고 적혀 있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이 불편해하는데도 폭탄주를 돌리라고 강권하고 또 혼자 큰소리로 떠들어대는 등 분위기를 완전히 망쳐버렸다"며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과 가깝다고 돌아다니니 대통령의 큰 누가 될 것"이라고 기술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의원은 "특이한 것은 빈칸(박 회장의 이름이 써 있어야 할 부분)이 지운 것도 아니고 그냥 빈칸으로 있다"며 "이것이 무엇이냐면 쓰다가 사람의(박 회장의) 이름을 몰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반 전 총장 말에 의하면 이 사람을 이때 처음 봤다는 것이다"라며 "어떻게 그날 20만 달러를 준 사람한테 이 일기를 쓰면서 이렇게 혹평을 한다는 것이 일반 사람의 상식이냐"고 반문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이날 만찬 사진을 공개하며 반 전 총장이 만찬 시간에 임박하게 도착했고, 박 전 회장은 만찬 직전에 도착해 돈을 전달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또 돈을 전달했다는 '사무실'이라는 장소가 외교부 장관 공관에는 존재 하지 않으며, 뇌물에 대한 대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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